[부동산 큰손 30대]② 전세난에 결국 '내 집'…중저가·소형 집중 매수

지난해 생애 최초 30대 비중 절반까지 확대…주거 불안감 해소 시도
중소형 매매 비율 약 85%…대출 규제 속 중소형 강세 계속

편집자주 ...최근 주택 시장에서 30대의 존재감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청약 당첨이 어려운 구조와 공급 부족, 전월세 불안이 맞물리며 기다리기보다 매수를 택하고 있다. 중저가·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를 이끌고, 임장·경매·스터디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시장을 학습하는 모습도 두드러진다. '뉴스1'은 30대 매수자의 선택과 전략, 실제 거래 흐름과 현장 분위기를 통해 변화하는 주택 시장의 한 단면을 짚어본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30대가 핵심 수요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매수세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중소형 아파트에 집중됐다. 30대 매수는 중저가 지역의 집값 상승을 이끄는 큰손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생애 최초 매수 절반이 30대…15억 원 이하 지역 집중

8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30대가 지난해 서울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6만 1161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84%로 집계됐다. 2022년 36.6%에 그쳤던 생애 최초 30대 비중은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다.

해당 통계는 '내 집 마련' 시기가 과거보다 앞당겨졌음을 보여준다. 30대가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우려해 이른 시기에 주택 매수를 시도했다.

30대 매수세는 주로 15억 원 이하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동대문구(1834명), 노원구(1789명), 성북구(1740명), 구로구(1342명) 등 서울 외곽 지역 비중이 높았다.

자금 여력이 제한적인 30대는 비교적 낮은 진입 장벽을 택했다. 해당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대부분 15억 원 이하다. 최대 6억 원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생애 최초 매수자의 담보인정비율(LTV)은 최대 70%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전세 매물 부족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이 젊은 층의 주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며 "30대들 이른 시점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부담 덜 한 중소형 아파트 강세
견본주택을 찾은 예비 청약자들이 평형별 주택 내부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 뉴스1 장수영 기자

30대들의 활발한 움직임은 평형별 주거 선호도에 변화를 주고 있다. 4인 가족이 주를 이뤘던 과거엔 30평대 이상 중대형 평수의 거래량이 가장 활발했다. 최근 매수는 젊은 층에 주거 선호도 높은 전용 60㎡ 이하 아파트에 집중됐다. 지난해부터 시행된 고강도 대출 규제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평수에 수요를 쏠리게 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거래 8만 3744건 중 전용 60㎡ 이하 거래는 3만 5137건으로 전체의 약 42%다. 전용 60㎡ 초과~84㎡ 이하도 3만 5568건이다. 전용 84㎡ 이하 중소형 거래가 84.4%를 차지했다.

소형 면적은 가격 상승세도 견인했다. 지난해 서울 소형(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만에 5.71% 상승했다. 이어 △전용 135㎡ 초과 5.59% △전용 85㎡ 초과~102㎡ 이하 5.52%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중저가·중소형 아파트 시장의 꾸준한 강세를 전망했다. 핵심 수요층으로 부상한 30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어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 10년 사이 1·2인 가구 비중이 대폭 늘어났고, 이에 따라 중소형 면적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대출 규제로 수요자들의 자금 여력이 제한돼 소형 평수에 대한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