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막힌 이주비…대형사, 금융 협약으로 수주전 승부
현대건설·DL이앤씨, 압구정 수주전 앞두고 금융사 협력
이주 지연 땐 사업비 증가…금융 경쟁력이 수주 성패 좌우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대형건설사가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금융권 협약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대출 규제로 막힌 이주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일부 다주택자의 이주비 대출 어려움을 완화하고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표심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단순 시공 능력을 넘어 금융 경쟁력이 수주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대건설(000720)은 17개 금융기관과 압구정 3·5구역 재건축 사업 전반에 대한 금융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현대건설은 △사업비 △이주비(추가 이주비 포함) △중도금 △조합원 분담금 △입주 시 잔금 등 재건축 단계별로 최적의 금융상품을 참여 기관에 요청할 계획이다. 신규 금융 솔루션 공동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DL이앤씨(375500)도 5대 시중은행과 주요 증권사 등 총 10개 금융기관과 압구정5구역을 위한 하이엔드 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단순한 사업비 조달을 넘어 조합원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건설사의 금융권 협력 확대 배경 중 하나는 이주비 대출 문제 해소에 있다. 지난해 6·27 대출 규제와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1주택자는 LTV(담보인정비율) 40%, 다주택자는 LTV 0%가 적용되고, 대출 한도는 6억 원으로 제한됐다. 다주택자는 사실상 이주비 대출이 불가능하다.
결국 조합이 추가 이주비 대출을 지원해야 하는 구조다. 이때 시공사의 신용공여를 활용해 대출을 마련한다. 대형사의 적극적인 지원 없이는 어려운 구조다. 건설사들이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금융권과 협약을 맺고 수주전에 활용하는 이유다.
이주비 대출 제한은 정비사업 속도와 직결된다. 조합원 이주가 지연될 경우 사업비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해당 비용은 조합원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분양가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서울에서 예정된 이주 물량은 3만 1000가구(39개 구역)다. 내년에는 1만 5000가구(26개 구역)가 이주비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공사 선정을 앞둔 조합원들은 이주비로 어려움을 겪는 사례를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추가 이주비 대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건설사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를 단기간 내 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지자체와 조합이 자체적으로 이주비 문제 해소에 나서는 분위기다.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 500억 원을 편성해 이주비 융자를 지원한다. 착공 전 마지막 관문인 이주 단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다음 달 조합원을 대상으로 이주비 관련 설명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6억 원으로는 인근에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핵심 수주 지역을 중심으로 금융권 협약을 확대하며 시공사 선정 총회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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