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공공청사 복합개발법 '암초'…공유재산 특례·권한 집중 논란

도심 공급 확대 취지 공감 속 공유재산·권한 문제 부상
"양여 부담" 행안부 우려…서울시는 기초단체 협의 요구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자료사진)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를 목표로 발의된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안'을 둘러싸고 관계 기관 간 이견이 확산되고 있다. 공유재산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한 특례 조항과 장관 직권 추진 규정 등이 지방자치단체의 재산권과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다.

2일 부동산 업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도심 유휴 공공부지를 활용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노후화된 공공청사와 국·공유지를 복합개발해 주거·업무·생활 인프라를 동시에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법안에는 복합개발지구로 지정된 구역 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소유 재산을 사업시행자에게 수의계약 방식으로 양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급 확대를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공유재산 처분 특례를 두고 관계 부처의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의견 제출 과정에서 공유재산 양여는 소유권을 조건 없이 이전하는 방식으로, 자치단체에 일방적인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유상 매각이 기본이며, 현행 공유재산 관련 법령의 재산 보호 취지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양여 특례 신설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협의 절차 역시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안은 복합개발지구 지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관할 시·도지사와 협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계획 수립과 기반시설 관리, 주민 생활권 조정 등 실무를 담당하는 기초지자체는 협의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서울시는 의견서를 통해 복합개발사업이 지역 도시계획과 기반시설, 주민 생활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장·군수·구청장을 협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적 집행 주체를 배제할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공유재산 부지에 영구시설물 설치를 허용하는 부분도 논란이다. 대부기간 종료 이후 시설물 처리 문제를 둘러싼 법적 분쟁과 행정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시설물 기부채납이나 원상복구 의무를 명확히 규정해 사후 관리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와의 합의 없이 장관 직권으로 유휴부지와 노후청사 개발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권한 집중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확대를 위해 일정 부분 절차 간소화는 필요할 수 있지만 특정 주체에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충분한 조율 없이 추진될 경우 사업 과정에서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