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지금 사야 하나?" 무주택자 타이밍 아닌 기본 따질 때다
(서울=뉴스1) 진희정 건설부동산부 부장 =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강화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의 흐름이 달라졌다. 2월 둘째 주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5.3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고, 한 달 사이 서울 아파트 매물은 13% 넘게 늘었다.
대통령은 "투기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버티는 것보다 파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며 다주택자를 향한 메시지를 내놨다. 실거주 의무 유예 등 보완책까지 더해지면서 세입자 문제로 묶여 있던 매물도 시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정책은 단기 급등을 용인하기보다 거래 구조를 바꾸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집값 상승 기대가 시장을 주도하는 국면이라기보다 정책 영향으로 매물이 늘어나는 조정 구간에 가깝다.
그럼에도 매수 시점을 고민하는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5월 9일까지가 골든타임"이라는 말이 돌고, 전세계약이 남았는데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통계는 매물 증가와 상승 속도 둔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기대와 관망이 교차하는 흐름 속에서 섣부른 확신은 오히려 위험하다.
무주택자의 질문은 단순하다. “지금 사야 하는가.”
이 질문에 정책이 답을 주지는 않는다. 정책은 방향을 제시할 뿐, 가격의 저점을 보장하지 않는다. 지금은 정책 의지가 시험되는 초기 국면이다. 시장이 어느 쪽으로 기울지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서울 핵심지의 공급 제약, '똘똘한 한 채' 선호,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은 변수로 남아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타이밍이 아니라 기준이다. 저점을 맞히겠다는 계산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확인된다. 대신 감당할 수 있는 조건은 지금 점검할 수 있다. 소득은 안정적인가. 대출을 감내할 수 있는가. 몇 년은 거주할 계획인가. 가격이 예상과 다르게 움직여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되어 있는가.
집은 투자 상품이기 이전에 삶의 공간이다. 정책은 신호를 보냈지만 선택까지 대신해주지는 않는다. 지금은 '서둘러야 할 때'라기보다 '분별해야 할 때'에 가깝다. 시장의 정답을 맞히려 하기보다 감당 가능한 범위를 정하는 것, 그것이 정책 변화의 초입에서 무주택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이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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