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종료 예고에 집값 주춤…관건은 다주택자 '출구'
세입자 퇴거 문제에 거래 막혀…정부, 질서 있는 출구전략 검토
단기 하락 확인됐지만 중장기 흐름은 강남권 매물 출하에 달려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이후 서울 집값이 단기적으로 하향 조정을 받았다. 다만 중장기 흐름이 이어질지는 다주택자의 매물 출하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역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다주택자 매각의 주요 장애물로 지목돼 온 세입자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거주가 필수인 서울에서 세입자의 퇴거 문제가 거래를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세입자가 퇴거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보완·대안을 검토하라"며 질서 있는 출구전략 마련을 주문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 거주 문제는 그동안 거래를 가로막는 대표적인 장벽으로 지적돼 왔다. 허가구역에서는 세입자가 계약 기간을 채우는 동안 새 매수인이 실거주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매물 대부분이 세입자를 낀 상태라는 점도 거래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정부는 현장의 문제 제기를 반영해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주는 방향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주택자가 보다 적극적으로 매도에 나설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업계에서는 세입자 문제 해결이 매물 출하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세금 강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 역시 매물 출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버티는 것이 손해가 되도록 제도를 바꾸겠다"고 언급하며, 양도세뿐 아니라 보유세 카드 검토 가능성도 시사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계약 종료 이전 퇴거를 요청하는 집주인에게 억대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세입자가 임대차 계약을 채우겠다고 하면 집주인으로서는 사실상 선택지가 없다"고 말했다.
단기적인 하향 효과가 확인된 만큼 중장기 흐름의 연속성은 결국 시장 매물 출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강남권 매물 등장 여부가 핵심 변수로 꼽힌다. 서울 집값의 최정점에 있는 강남권이 하향 안정될 경우, 그 흐름이 서울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시장도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발언에 즉각 반응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1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4%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이 대통령이 "5월 9일 만기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직후 나타난 변화다. 호가 대비 가격을 낮춘 일부 매물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며 "선제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서는 매물은 당분간 계속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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