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깎아도 수십억…李 대통령 강경 발언에도 강남은 '그들만의 급매'
압구정·반포서 양도세 중과 앞두고 수억원 낮춘 급매 등장
서울 평균의 2배 강남 집값…서민 체감 효과는 제한적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잇따른 부동산 관련 강경 발언 여파로 강남권에서 급매물이 등장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겠다는 입장 이후 수억 원 낮아진 매물도 나오고 있지만, 고가 주택 중심의 시장 구조로 인해 서민 체감 효과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중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지구 일부 단지에서 기존 호가보다 4억 원가량 낮아진 매물이 등장했다.
일부 강남권의 급매 등장은 정부의 강경 발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달 들어 "양도세 중과 면제 연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데 이어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 팔면 내는 세금보다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싼데도 버틸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매도할 경우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2주택자는 기본세율(6~45%)에 20%포인트(p), 3주택자 이상은 30%포인트(p)를 각각 추가 적용받는다.
일부 다주택자들은 세금 부담을 피하기 위해 매물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이번 주 서울 서초구 '디에이치반포라클라스' 전용면적 84㎡의 호가는 48억 원에서 45억 원으로 조정됐다.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도 양도세 중과 언급 이후 호가가 최대 1억 원가량 낮아졌다.
다만 강남권 호가 하락이 서민 체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서울에서는 수십억 원의 현금이 있어야 주택 매수가 가능해 일반 서민의 강남권 진입은 사실상 어렵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구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107만 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4831만 원)의 두 배에 육박한다.
하락한 호가가 여전히 기존 실거래가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는 점도 이유다. 일부 급매가 실거래로 이어지더라도 가격 상승 흐름이 꺾이지 않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강남권 가격 흐름이 서울 전역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단기간 내 외곽 지역 집값 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에 매도 계획이 있던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춰 빠른 매도를 시도하고 있다"며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한 집주인들까지 적극적으로 가격을 내릴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속도감 있는 주택 공급이 서민 주거 안정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29 대책에 포함된 용산·노원·과천 등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시장의 방향은 주택 공급 대책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며 "핵심 지역 공급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주택 가격은 점진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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