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부족에 내년에도 서울 상급지 신고가 전망…연간 상승률은 둔화

[2026 전망-집값]① 연간 상승률 5% 내외…올해보단 둔화
하향 매수 늘며 중저가 거래 확대…지방은 하락 국면 탈출

편집자주 ...2026년을 앞두고 주택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공급 감소와 대출 규제, 정책 변수 속에서 집값과 전셋값, 청약 시장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뉴스1은 전문가와 연구기관 전망을 토대로 내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화를 집값·전월세·청약·정책 등 네 가지 축으로 나눠 살펴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5.12.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내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10·15 부동산 대책 여파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올해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부족 문제가 이어지면서 강남권과 한강벨트 등 상급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가격 부담이 커진 영향으로 하향 매수가 늘어나면서, 올해보다 서울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 활발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가격 연간 상승률은 최대 5% 내외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연간 상승률 8.48%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값은 올해 2월 첫째 주부터 4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계는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오른 만큼, 내년에는 집값 상승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문재인 정부시절이었던 2018년(8.03%)과 2011년(8.02%)보다 높은 수준이다.

아파트와 빌라 등을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 가격 상승률은 내년 2~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서울 집값이 4.2%, 수도권 집값은 2.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상승률은 각각 6.6%, 2.7%였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서울 전역의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를 차단한 10·15 대책 영향으로 평균 상승률이 크게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집값 상승세는 이어지되, 상승 폭은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입주 31% 급감…공급 부족에 완만한 상승세 지속

주택공급 물량 감소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계속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9195가구로 올해(4만 2577가구) 대비 31.4% 급감할 전망이다. 경기·인천 아파트 입주 물량도 올해 9만 4840가구에서 내년 8만 2739가구로 줄어들 예정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유동성 확대로 시장의 힘이 커지면서 정부의 규제가 시장을 가늠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수요·공급 간 불균형이 이어지기에 집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연내 추가 공급 대책을 예고했지만, 발표 시점이 사실상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시장에서는 공급 확대 신호가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추가 공급 대책이 내년 1월 중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 등 주요 상급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강남권 등 서울 핵심지역과 비강남권 간 집값 격차는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심형석 우대빵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한번 벌어진 집값 격차는 쉽게 좁혀지기 어렵다"며 "내년에도 지역 간 가격 차이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중저가 단지의 영향력이 세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상급지 선호는 여전 하겠으나, 2026년은 '중하위 지역들 중심으로 키 맞추기' 현상이 가속화 될 수 있다"며 "높은 가격에 피로를 느낀 실수요자들의 하향 매수에 이어 생애최초 대출을 활용하는 등 3040 무주택 실수요 유입이 본격화되며 가격 만족도가 여전히 높은 지역의 거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피스텔·빌라 풍선효과 제한적…지방 하락 국면 벗어날 듯

10·15 대책의 적용을 받지 않는 수도권 오피스텔과 빌라로의 풍선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이 다소 늘었지만, 아파트를 대체할 만한 수요처로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월세 상승으로 오피스텔 가격이 일부 오를 수는 있지만, 아파트를 대신해 선택될 만큼 매력적인 투자 대상은 아니다"며 "잘 팔리지 않고 수익 구조도 분명하지 않아 풍선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 집값은 올해보다 소폭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방 역시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것으로 예측되면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지방 집값이 올해보다 0.3%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 리서치랩장은 "세종은 입주 물량이 사실상 없고, 울산·부산은 경기가 살아나면서 전셋값이 오르는 등 시장 가격이 나아지고 있다"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집값 격차가 일정 부분 좁혀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