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SR 내년 말 통합…KTX·SRT 교차운행으로 좌석난 대응

내년 3월부터 KTX·SRT 교차운행…예매·결제 시스템도 단일화
노사·법정 절차 거쳐 단일 고속철 운영체계로 전환 추진

경북 포항역 플랫폼에 수서행 SRT고속열차와 KTX고속열차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정부가 이원화된 고속철도 운영 체계인 코레일과 SR을 내년 말까지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다만 기관 통합 이전까지는 좌석 부족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KTX·SRT 교차운행과 예매 시스템 통합 등 단계적 대책을 병행한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는 코레일·SR 노사, 소비자단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속철도 통합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다. 해당 로드맵은 대통령 공약 사항으로, 향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통합 전 '과도기'…KTX·SRT 교차운행으로 좌석난 대응

정부는 먼저 좌석 부족이 심각한 수서역을 중심으로 고속철도 좌석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교차운행을 추진한다. 내년 3월부터 서울발 KTX-1(20량, 955석) 등 일부를 수서역에 투입해, 매진이 잦은 수서발 SRT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또 비교적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의 서울발 KTX를 수서로 돌려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다음 단계로는 KTX와 SRT 열차를 서울역과 수서역을 구분하지 않고 혼합 편성해 운행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안전성 검증을 거쳐 내년 6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본격 확대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차량 운용률을 높이고 좌석 공급을 더욱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매·결제도 '하나로'…환승 혜택 확대

이용자 불편 해소를 위한 시스템 개편도 병행된다. 정부는 내년 중 하나의 앱에서 KTX와 SRT를 동시에 검색·결제·발권할 수 있도록 예·발매 시스템을 통합할 계획이다.

서울 검색 시 서울·용산·수서역 등 인접역이 함께 조회되도록 개선하고, SRT와 ITX-마음 등 일반열차 환승 시 요금할인, KTX·SRT 간 열차 변경 시 취소수수료 면제도 도입한다.

코레일은 이러한 조치로 하루 1만 6000석 이상 추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운임 할인 여력도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자료사진)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내년 말 기관 통합 본격화

운영 통합과 병행해 코레일·SR 기관 통합도 내년 말까지 추진한다. 정부는 통합 기본계획 수립을 비롯해 조직·인사·재무 설계, 노사정 협의체 운영 등을 위한 사전 준비에 착수한다.

이와 함께 운임·마일리지·회원제 등 서비스 조정 방안, 철도 안전관리체계 일원화 방안도 연구용역을 통해 마련한다. 급여·직급 체계 조정, 부채·자산 승계, 전산시스템 통합 등도 주요 과제로 검토된다.

국토부는 고속철도 통합추진단을 설치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철도안전관리체계 승인, 사업 양수·합병 인가,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 등 법정 절차를 이행할 계획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정부는 이해관계자와 관련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이원화된 고속철도 체계를 통합한다는 방향을 정했다"며 "이번 통합은 단순한 기관 간 흡수 통합이 아니라 한국 철도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wns83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