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마곡'도 얼어붙었다…"파리 한 마리 없어요"

대기업 입주로 뜨겁던 거래, 10·15 이후 급속 냉각
"전월세는 씨가 말랐다"…임대차 대란 우려 커져

3일 방문한 마곡엠밸리7단지 아파트 전경. 2025.12.03/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3일 방문한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마곡 엠밸리 아파트 단지' 일대. 올해 상반기 대기업 본사 이전으로 활기를 띠던 분위기와 달리, 최근 이곳 부동산 시장은 확연히 냉각된 모습이었다. 매물을 확인하려던 내방객들로 북적이던 이전과 달리 중개사무소 내부는 적막이 감돌았다.

이날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대출 규제 이후에는 파리만 날린다"며 "그나마 있던 임대차 문의도 거의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승세 꺾인 마곡…'10·15 대책' 이후 급랭

올해 강서구 마곡지구는 DL그룹, 이랜드그룹 등 대기업 입주가 이어지며 직원들의 주거 수요가 몰렸고, 거래도 활발했다. 가격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 단지인 '마곡엠밸리 7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17일 18억 9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동일 면적이 16억 50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원 넘게 뛴 셈이다.

마곡 코엑스 인근 한 중개업자는 "LG사이언스파크 조성 이후 기업 이전이 잇따르며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됐고, 올해 들어 신고가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급변했다. 일대가 조정지역·투기과열지구 및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자금 마련이 어려워졌고, 15억~20억 원대 매물이 많은 엠밸리 단지가 대출 규제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엠밸리 7단지 인근 중개업자는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가 겹치면서 매수자 부담이 커져 거래가 거의 없다"며 "오히려 10억 이하 매물이 많은 방화동 중저가 단지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고 말했다.

1만 가구 단지에 전월세 '5건'…"씨가 말랐다"

갭투자 금지 여파로 전세를 낀 매물도 시장에서 사라졌다. 거래 가능한 매물은 신고가 대비 1억~2억 원 높은 호가가 형성돼 매수세가 쉽게 붙지 않는 분위기다.

마곡동 한 공인중개사는 "엠밸리 7단지 30평대는 현재 20억 원 매물이 1건, 22억 원 매물이 2건뿐"이라며 "집주인들이 추가 상승 기대가 있어도 문의에 바로 응하지 않아 거래가 더디다"고 전했다.

3일 서울 강서구 마곡 업무지구 전경,/뉴스1 ⓒ News1 윤주현 기자.

임대차 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엠밸리 1~17단지 전월세 매물은 단지별로 1~5개 수준에 불과하다. 약 1만 1821가구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적다. 기업 이전으로 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간헐적으로 나오는 매물마저 금세 소진되고 있다.

마곡 엠밸리 인근 공인중개사는 "1200가구 규모의 13단지는 현재 전월세 물건이 5건 정도"라며 "7단지는 30평대 전월세가 아예 없고, 40평대 전세 2건이 끝"이라고 했다.

이어 "규제 속 공급은 줄고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어서 당분간 이 분위기가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gerra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