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집 창고로 위장전입·위장이혼까지…부정청약 252건 적발

상반기 위장전입 245건·위장이혼 5건·청약자격 매매 1건·불법전매 1건 적발
수도권 분양단지 40곳 점검…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징구 등으로 단속 강화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올해 상반기 주택 부정청약 점검에서 적발된 252건 중 상당수가 부모·배우자 등을 앞세운 위장전입 사례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실거주 검증을 강화해 청약시장 왜곡을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창고 '가동·나동' 옮긴 형제…위장전입으로 고양 청약 동시 당첨

국토교통부는 2025년 상반기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 40곳 약 2만 8000가구를 점검한 결과, 부정청약 의심사례 252건을 적발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390건) 대비 수치는 줄었다. 그러나 위장전입을 중심으로 한 청약시장 교란 행위가 여전하다는 게 국토부 설명이다.​

부정청약 의심 건수는 유형별로 △위장전입 245건 △위장이혼 5건 △청약자격 매매 1건 △불법전매 1건 등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부모 소유 집에 함께 거주 중인 오누이 A 씨와 B 씨는 무주택세대구성원 청약자격을 얻기 위해 허위로 해당 주택에 달린 창고 두곳을 가·나동으로 나눠 위장 전입했다. 이후 고양에서 분양하는 주택에 추첨제로 청약해 각각 당첨됐다.

배우자를 동원한 가점 악용도 드러났으며, 부모·조부모를 동원한 위장전입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을 통해 적발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수도권에 거주하는 청약자가 지방에 사는 모친과 시어머니를 한집으로 전입시켜 부양가족 수를 늘린 뒤 과천 아파트에 당첨된 사례가 적발됐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위장이혼하고도 남편 집 계속 거주…32번 청약 끝에 서울 분양 당첨

위장이혼·청약자격 매매·불법전매도 확인됐다. C씨는 남편과 협의 이혼 뒤에도 이전에 당첨된 남편 소유 아파트에서 두 자녀와 함께 거주했다.

그러나 무주택자로 32회에 걸쳐 청약해 서울 분양주택에 가점제로 당첨됐다. 특히 당첨 주택의 경우 전 남편이 금융인증서로 대리 청약·계약을 진행해 사실상 위장이혼으로 판단됐다.​

또 D씨가 청약자격 매매 알선자 E씨와 공모해 금융인증서와 비밀번호를 넘기고 인천 분양주택에 국가유공자 특별공급으로 대리 청약·계약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더불어 해당지역 우선공급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거나 청약가점 산정이 잘못된 부적격 당첨 사례 12건이 적발됐다. 국토부는 이들에 대해 당첨을 취소하고, 예비입주자에게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국토부는 앞으로도 청약단지별로 자료 대조와 현장 점검을 병행해 가점 계산 오류, 우선공급 자격 오인 등 제도 허점형 부정까지 걸러내겠다는 입장이다.​

정수호 국토부 주택기금과장은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징구로 부양가족 실거주 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게 된 만큼 위장전입과 위장이혼 등 부정청약에 대한 단속 강도를 더 높이겠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