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0만 원에 '갤러리아포레' 산다…고액 자산가, 초고가 월세로
올해 1000만 이상 월세 계약 210건…성수·강남 등 핵심지 집중
'거주·투자 분리' 확산…"한강뷰 살며 자산은 굴린다"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서울의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1000만 원을 넘는 초고가 임대차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고액 자산가들이 비싼 주택을 매입하기보다 다른 자산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월세 거주를 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체결된 월세 1000만 원 이상 아파트 계약은 210건으로 집계됐다. 이미 지난해 전체 거래량(203건)을 넘어섰다.
초고가 월세는 주로 성동구·용산구·강남구 등 핵심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올해 가장 비쌌던 월세는 지난 6월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포레' 전용 241㎡ 매물로, 월세만 4000만 원에 달했다.
젊은 자산가들의 선호도가 높은 성수동 일대에서도 고액 월세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서울아크로포레스트' 전용 198㎡는 보증금 5억 원, 월세 37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또 다른 고가 아파트인 '트리마제' 전용 152㎡는 올해만 24건의 월세 1000만 원 이상 계약이 이뤄졌다.
용산구에서도 다수의 초고가 월세 거래가 나왔다. '한남더힐' 전용 233㎡는 지난 8월 보증금 5억 원, 월세 2000만 원에 계약됐고,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7월 보증금 10억 원, 월세 30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이외에도 여의도 '브라이튼 한남',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에서도 월세 2000만 원을 넘는 계약이 다수 확인됐다.
고가 주택을 매입하면 막대한 초기 자금과 보유세 부담이 뒤따른다. 이런 이유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월세를 '전략적 선택'으로 활용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주식·가상자산(코인) 등 새로운 투자처가 주목받는 점도 월세 확산의 배경이다.
비싼 집을 사는 대신 월세로 거주하면서 절약한 자금을 다른 자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월세를 선택하더라도 고급 아파트의 입지와 생활 인프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개인을 넘어 법인 명의의 초고가 월세 계약도 증가세다. 법인 계약은 세금 절감 효과가 있고, 확보한 주택을 임직원 복리후생용이나 업무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연예기획사들이 소속 연예인들을 위해 고급 아파트를 월세로 임차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강남 3구·용산구 등 핵심 지역의 신축 고급 아파트가 늘어날수록 초고가 월세 거래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다.
올해 체결된 초고가 월세 210건 가운데 84%(185건)는 기존 갱신이 아닌 신규 계약이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연구소 소장(美 IAU 교수)은 "법인 수요가 많고, 젊은 자산가들은 '한강변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욕구로 고가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택을 매입하면 자금출처조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를 부담스러워하는 자산가들도 월세를 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gerra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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