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론 기대감 사라진 세종…거래량 반토막, 실거래가 1억 하락
대선 직전 급등한 세종 집값, 몇 달 만에 하락세 전환
"2020년에도 급등·급락 반복…투자자 대부분 손 털고 떠나"
- 조용훈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세종시 아파트값이 최근 몇 달 사이 급등했다가 급락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대선 직전 외지 투자자까지 몰리며 거래가 과열됐지만 이후 정책 불확실성과 매수세 실종으로 거래량과 실거래가, 매물 적체가 모두 악화됐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월 4주 기준 0.09% 하락했다. 대선 직전 과열 국면에서 불과 수개월 만에 시장이 완전히 냉각된 모습이다.
지난 4월 말 대선을 앞두고 세종 천도론이 재부상하면서 세종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한 주 만에 0.49%까지 치솟았다. 당시 대선 후보들은 대통령 집무실과 국회 완전 이전, 행정수도 완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충청권 표심 공략에 나섰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세종시는 2020년 천도론 이슈 때도 집값이 전국 1위로 폭등한 뒤 급락을 경험한 바 있다"며 "대선과 행정수도 공약이 나올 때마다 과열과 급랭이 반복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최근 시장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현재 세종 아파트 매물은 8257건으로, 4월 6200건 대비 약 33% 증가하며 전국 1위 수준의 적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거래량은 576건으로, 4월 1376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도담·어진동 위주로 관망 심리를 보이며 준신축 아파트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도담동 도램11단지 반도유보라 전용 84㎡는 지난주 5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거래(6억 500만 원)보다 5500만 원, 4월 대비 1억 가까이 하락했다. 어진동 한뜰5단지 린스트라우스 전용 84㎡ 역시 7억 7800만 원에 손바뀜돼 직전거래(8억 2000만 원)보다 4200만 원, 5월 최고가(8억 9000만 원) 대비 1억 1200만 원 떨어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는 "연초에는 천도론 기대감에 외지 투자 문의가 쇄도했으나 최근에는 매수세가 거의 사라졌다"며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고, 집을 구매하려는 실수요자나 투자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대전 지역 대규모 입주 물량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주 세종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8.7로, 한 주 전 100.3에서 1.6p(포인트) 하락하며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됐다.
joyonghu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