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 대책에 들썩…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 수억씩 상승
정부, 선도지구 패스트트랙 적용…재건축 기대감 확산
2030년까지 6.3만 가구 착공 계획…'이주 대책' 핵심 과제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부의 수도권 공급 대책 핵심 축인 1기 신도시 선도지구 단지가 집값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지연됐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감이 매수세를 자극하면서 일부 단지는 직전 거래보다 3억 원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22일 직방에 따르면 이달 분당구에서 발생한 신고가 거래는 49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분당은 일산·평촌·산본·부천과 함께 입주 30년 넘긴 1기 신도시다. 정부는 이달 9·7 공급대책을 통해 1기 신도시 재건축 방식을 개편했다. 기존 공모 방식을 주민 제안으로 전환해 속도를 높이고, 2030년까지 총 6만 3000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기 신도시 중 분당의 특징은 우수한 강남 접근성이다. 지하철 신분당선과 수인분당을 이용하면 강남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IT 기업이 몰려있는 판교도 인접하다.
집값은 정부의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직주근접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분당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달 14억 4340만 원으로 지난 6월(13억 8986만 원) 대비 3.8% 올랐다.
정부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신고가 거래도 속출했다. 선도지구로 선정된 양지마을 1단지 전용 164㎡는 지난 12일 29억 5000만 원에 팔리며 지난 5월보다 3억 5500만 원 오른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범단지 우성아파트는 전용 64㎡는 역시 직전 거래보다 1억 3000만 원 오른 15억 3000만 원에 계약됐다.
선도지구 미선정 단지에서도 신고가가 나왔다. 푸른마을 쌍용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8일 11억 7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 10억 5000만 원(5월)보다 1억 원 이상 상승했다. 정부가 선도지구뿐 아닐라 향후 추진될 단지에도 패스트트랙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세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 관계자는 "리모델링과 재건축 추진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맞물린 1기 신도시 중에서 분당 강세가 유지됐다"며 "6·27 대책 이후 위축됐던 수요가 다시 거래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평촌신도시는 우수한 학원가로 학부모 주거 선호도 높은 지역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평촌동 3.3㎡당 시세는 3065만 원으로 지난 6월(2993만 원) 대비 2.4% 올랐다.
여기서도 선도지구가 가격을 지탱했다. 꿈마을 라이프 전용 110㎡는 지난달 14억 5000만 원에 신고가로 계약됐다. 이후 실거래는 없지만 매물 공급 대책 발표 이후 5000만 원 상승됐다. 꿈마을 한신 전용 172㎡는 지난 8월 17억 5000만 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보다 1억 원 더한 금액이다.
업계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의 가장 큰 변수로 대규모 이주 대책을 꼽고 있다. 정부 계획대로 2030년까지 착공이 본격화하면 수천 가구가 단기간 몰려 전세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주 여력이 부족한 지역에는 구역 지정을 제한하고, 관리처분계획과 금융 통제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중장기적 공급 기반 확충과 노후 주거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며 "용적률 상향과 조합 내 갈등 등이 실제 사업 진행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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