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서울 3700만원, 나인원 2500만원…차 1대값 '슈퍼리치 월셋집'

'월 1000만원 이상' 서울서 75건 거래…보유세 부담 없어 선호

월세 선호 현상 ⓒ News1 DB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최근 서울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월 1000만 원 이상의 초고가 월세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자산가들이 세금이나 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세 대신 고액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0일까지 서울에서 체결된 월세 1000만 원 이상 아파트 계약은 총 75건으로 집계됐다. 부동산 거래 계약 신고기한이 한 달인 만큼, 이달 말까지 집계되면 전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의 전용 198.2㎡였다. 이곳은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3700만 원이었다. 그다음으로 높은 계약 역시 같은 단지로, 전용 200.7㎡가 보증금 5억 원에 월세 3000만 원에 거래됐다.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는 올해 1000만 원 이상 월세 계약 중 9건을 기록해 전체의 약 12%를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1000만 원 이상 초고가 월세는 △용산구(24건) △성동구(22건) △강남구(13건) △서초구(13건) △영등포구(2건) 순으로 많았다.

법정동 기준으로는 △성동구 성수동 1가(22건) △용산구 한남동(11건) △서초구 반포동(10건) △강남구 청담동(5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거래는 총 26건으로 전체의 약 35%를 차지했다. 그 중 강남구와 서초구가 각각 13건씩이었으며, 송파구에서는 초고가 월세 계약이 한 건도 없었다.

강남권에서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182㎡(2400만 원)였다. 이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 218.4㎡(1800만 원), 청담동 청담린든그로브 176.9㎡(1750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에서는 △나인원 한남 206.9㎡(2500만 원) △센트럴파크 237.9㎡(2500만 원) △한남더힐 208.5㎡(2100만 원) 순으로 월세가 높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 사기와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 그리고 세금 부담 회피 등이 맞물려 자산가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해졌다고 분석한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 겸 미국 IAU 교수는 "자산 규모가 큰 개인일수록 부동산 매입 시 세무조사 등 부담이 커 월세로 주거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전세 세입자 관리에 대한 피로감과 월세 수익률 상승, 세금 부담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해 집주인도 월세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만 20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는 법인이 임차하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심 교수는 "아무리 자산이 많더라도 매달 2000만 원씩 내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글로벌 기업의 외국인 임직원, 연예인 등의 주거를 위해 기업에서 월세 계약을 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