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표방 나인원한남, 설계변경 하고도 분양가 '미적미적'
3.3㎡당 6360만원 예상분양가 4000만원대로 낮춰야
HUG "정해진 매뉴얼 적용할 것"…원칙 강조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최고가 주택자리를 노렸던 나인원한남이 분양가 책정을 하지 못하고 딜레마에 빠졌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보증발급을 한차례 거절당하면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설계변경까지 마무리 한 상태지만 보증발급 재신청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유는 뚜렷하다. 분양가를 대폭 낮출 경우 수익률이 훨씬 밑돌고 애초 의도했던 상품성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HUG의 가이드라인도 디에스한남(시행사)의 계산과는 여전히 괴리가 크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나인원한남은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설계변경에 돌입해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애초 335가구의 펜트하우스를 일반주택으로 변경해 343가구로 분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분양하려면 HUG 분양보증이 필수다. HUG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매매가격의 110%를 초과할 경우 보증을 거절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디에스한남은 나인원한남 분양가를 3.3㎡당 6360만원으로 결정하고 HUG에 보증를 신청했다. 인근 고급주택 '한남더힐(600가구)'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산정했다. 하지만 1월 HUG는 자체 심사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보증발급이 불가하다며 추후 재신청하라고 통지했다. 인근 아파트 4개 단지를 비교 대상에 포함하는 등 종합적인 결론을 내렸다. 분양보증 거절은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아너힐즈 이후 두번째다.
디에스한남이 분양가를 낮추겠다고 결정한 만큼 빠르게 분양보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재심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지만 한달 이상 지연되고 있다. HUG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나인원한남 분양가는 3.3㎡당 5000만원 이하 선에서 책정될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HUG가 성동구 '아크로서울포레스트'의 분양가(3.3㎡당 4750만원) 이하에서만 보증발급이 가능하다고 통지해서다. 디에스한남이 애초 사업 준비 당시 분양가에서 30% 가까이를 낮춰야 하는 셈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디에스한남은 HUG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최대한 분양가를 높이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것"이라며 "또다시 분양보증을 거절당하면 사업은 기약 없이 연기될 수 밖에 없다"고 귀띔했다.
HUG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이재광 HUG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정해진 매뉴얼을 적용하고 있다"며 고분양가 승인은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인원한남 분양가는 4000만원대에서만 분양보증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디에스한남이 쉽게 분양보증을 위한 재신청에 나설 수 없는 배경이다.
문제는 사업성 하락뿐 아니라 고급주택을 표방한 나인원한남 개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땅값은 고정돼 있어 공사비를 대폭 낮춰야 한다"며 "분양가를 10% 줄이기 위해서도 큰 틀에서 설계변경이 진행돼야 할 것"고 설명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이미 강남에선 4000만원대 분양가로 책정되고 있다"며 "HUG의 기준이라면 나인원한남도 일반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의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나인원한남이 또 하나의 로또청약이 될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이미 강남권뿐 아니라 수도권 일부지역에선 HUG의 분양가 통제로 수억원대의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청약수요가 넘치고 있다. 지난달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25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역시 평균 50대1에 달하는 1순위 경쟁률을 찍었다. 나인원한남의 분양이 진행되면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HUG 관계자는 "분양신청이 접수되면 원칙대로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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