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다주택자, 재건축·재개발 이주비·중도금 대출 막혀 발 '동동'

조합원 이주비 대출한도 LTV 40%↓ "돈 없어 이사 못 가"
"대책 전 기분양단지도 중도금대출 소급적용" 방침에 혼란 가중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대책의 후속대책으로 무주택자 위주의 보완책을 내놓자 1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재건축·재개발 이주비 및 중도금 대출금액이 줄어들어 이주도 못할 판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1단지 등 연내 이주를 앞둔 재건축 단지 조합원을 중심으로 대책 이후 이주비 관련 문의와 민원이 줄을 잇고 있다.

이주비 대출이란 재건축·재개발 구역 철거가 시작돼 이주할 때 소유자들이 대체 거주지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집단대출이다.

기존에는 담보인정비율(LTV) 60%(기본 이주비 30%, 추가 이주비 30%)가 적용됐으나 8·2 부동산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40%로 대폭 줄었다.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이마저도 받기 어려워졌다. 정부가 투기지역 내 대출을 가구당 한 건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강남 4구와 용산구, 성동구 등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11개 구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한 건이라도 받았다면 추가 대출이 불가하다.

이로 인해 연내 이주를 앞둔 재건축·재개발 구역 조합원들은 피해가 불가피하다. 보통 이주비는 전세보증금·대출 등을 상환하거나 대체 주거지 마련에 사용된다.

이주비 대출이 아예 막힌 다주택자들은 세입자 전세보증금 상환 등 자금상환의 길이 막혔다. 돈을 마련하려면 소유 주택을 처분해야 하지만 8·2 대책으로 재건축·재개발단지 조합원 지위양도가 제한되면서 매매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실거주 1주택자의 경우에도 기존 대출 등을 상환하고 인근 지역 대체 주거지를 마련하려면 줄어든 대출한도로는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연말 이주 예정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의 경우 은행권과 대출 협의를 진행 중인 상황에서 대책이 발표돼 갑작스레 규제 대상이 됐다.

전용면적 43㎡ 주택형의 경우 대책 이전 LTV 60%를 적용하면 이주비를 4억8000여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으로 LTV 40%로 제한되면서 3억3000만원까지만 대출받을 수 있게 됐다. 무려 1억5000만원이 줄어든 것이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 1단지 모습.ⓒ News1 임세영 기자

특히 단지에 10여년 이상 장기간 거주한 원주민(1주택자)들은 국토부, 금융위원회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투기꾼과 다주택자를 겨냥한 이번 대책에 투기와는 상관없는 원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 G중개업소 관계자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노인분들의 경우 대출이 줄면 다른 방법을 찾기 힘들다"며 "투기와는 상관없이 오랫동안 살아온 분들이 피해를 입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구역의 단독·다세대주택 등의 보유자는 더 타격이 크다. 투기지역에서는 재개발 이주비 대출에도 LTV 40%가 적용된다. 재개발 이주비의 경우에는 실거래가가 아닌 종전 자산 평가금액이 기준으로 적용돼 대출 가능 금액이 더 낮다.

한편 분양시장에서는 대책 전 기분양된 단지에 까지 정부가 중도금 대출 규제를 가하면서 청약자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애초 정부는 8월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받는 사업장부터 중도금·잔금 대출에 강화된 LTV(60%→40%)를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7일 입주자모집공고가 대책 발표 이전에 난 단지라도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의 경우 무주택자만 종전 기준을 적용하고 다주택자는 강화된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분양권도 보유주택으로 간주했다.

이로 인해 대책 전 분양 계약을 마친 청약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신길센트럴자이는 지난달 20일 입주자모집공고가 떴지만 계약을 대책 이후(8~10일) 진행하면서 대출규제가 강화됐다.

신길센트럴자이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7억원 정도다. 다주택자의 경우 종전에는 중도금 대출을 4억2000만원 받을 수 있었지만 LTV 40%가 적용되면 2억8000만원으로 낮아져 1억4000만원을 더 준비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출규제의 경우 특별히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처음 대책 마련시 완벽을 기했어야 한다"며 "계속해 허점이 발견되다보면 8·2 대책과 대책을 낸 정부에 대한 불신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