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고분양가·층간소음 지쳤다" 수도권 전원주택단지 인기

동백지구 타운하우스 3개월만 완판 '이례적'…수요 잇따라
타운하우스·테라스하우스 등 새로운 주거 트렌드 이끌어

동백 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의 실내 모습.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 News1

(서울=뉴스1) 국종환 기자 = #1.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모씨(41·여)는 오랜 맞벌이를 통해 중소형 아파트에 전세 입주했지만 요즘 걱정이 많다. 재건축 열풍에 아파트값이 치솟자 언제 전셋값이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함께 내집 마련의 꿈은 아득해져 간다. 층간소음 때문에 한창 뛰어놀 아이들을 제재하는 것도 스트레스다.

#2.1년 전 30년 간 몸담아온 직장을 그만 둔 최모씨(56·남)는 그동안 꿈꿔왔던 전원생활을 준비 중이다. 나이가 들면서 건강 관리에 예민해진 최씨는 병원과 운동시설 등 주거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도권 타운하우스에 관심을 갖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을 조금 벗어난 수도권에서는 타운하우스와 테라스하우스, 전원주택 등 삶의 질을 중시하는 주거형태가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재건축 광풍에 따른 청약과열과 고분양가, 높은 전셋값, 층간소음 등 삭막한 아파트 생활이 전원생활의 '로망'에 더욱 불을 지폈다는 분석이다.

하우스디 동백 테라스 평면도ⓒ News1

최근 경기도 용인 대표 타운하우스(단지형 전원주택)촌인 동백지구에 들어설 '동백 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98가구)'가 분양 3개월만에 완판돼 주목을 받았다. 타운하우스의 경우 대중적인 아파트보다 수요가 적어 입주까지 주인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착공 전에 완판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의 연령별 계약자 비중을 보면 40대가 59.3%로 가장 높았으며 30대가(25.3%), 50대(14.3%), 20대(1.1%) 등 순이었다. 30~40대가 전체 계약자의 84.6%를 차지한다.

과거에는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지만 이젠 30~50대까지 수요가 분포되는 추세다. 분양관계자에 따르면 어린 아이를 키우면서 층간소음때문에 싸움도 해본 젊은 부부들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전원주택 단지 수요가 몰리자 주변에서도 계약률이 오르며, 분양에 나서는 사업지가 늘어나고 있다. 동백 코아루 스칸디나하우스보다 앞서 분양한 동백지구 '하우스디 동백 테라스'도 요즘 마지막 가구가 거래되며 완판됐다.

2000년대 후반 사업이 중단됐던 용인 '동백 트리플힐스 디자이너스'는 필지와 단독주택을 함께 분양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개한 상태다.

'하우스디 동백 테라스'는 명칭대로 테라스하우스로 공급됐다. 아래층과 옥상 일부가 테라스로 사용되는 형태의 건물을 말한다. 층간소음 걱정 없는 수직복층구조로 1~3층은 물론 옥상 테라스까지 1가구가 독립적으로 사용한다. 테라스에 텃밭이나 캠핑존 등을 설치해 전원생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하우스디 동백 테라스 관계자는 "아파트는 공동개념이지만 테라스하우스는 단독개념이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으로 번듯한 전원주택 한 채를 소유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용인 뿐만 아니라 평택과 동탄, 안산, 김포 등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원주택 또는 전원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한 테라스하우스, 타운하우스의 공급이 잇따르면서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엘건빌리지2차 내부 모습ⓒ News1

요즘 공급되는 타운하우스나 테라스하우스의 경우 2~3층짜리 수직복층형으로 지어진다. 단독주택이면서도 아파트와 같이 단지를 구성해 외롭지 않다.

독립적으로 1채를 사용하기 때문에 층간소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원과 옥상에서는 텃밭을 가꾸거나 바비큐 등의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고 애완동물도 자유롭게 키울 수 있다.

과거 전원주택은 교통이 불편한 수도권 외곽지역에 위치해 서울 중심부 접근이 어려웠다. 이로 인해 도심 밖 전원생활이 주는 외로움으로 전원생활을 포기하고 복귀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요즘 수도권 전원주택 단지들은 도심과 인접하고 서울과의 거리도 1시간 이내로 가까워 도심과 전원생활을 모두 영위할 수 있다.

용인시 기흥구 중동 A공인중개소 대표는 "은퇴한 장년층들의 경우 특히 병원이나 운동시설 등이 가까워야 하는데 수도권 전원주택 단지는 대형병원이나 골프장이 인접해있다"면서 "편안한 노후생활을 보내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도심 아파트 생활이 부담되고 각박해져가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수도권 전원주택 단지들이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요즘 도심 아파트에 살기가 날로 삭막해지고 힘들다보니 전원생활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꾸준히 있다"면서 "수도권 전원주택 단지들은 인프라도 갖춰져 있고 서울도 가까워 도심과 전원생활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jhk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