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테라스하우스…高분양가 위한 미끼상품?

광교중흥S클래스 일부 테라스하우스 적용…오피스텔인지 아파트인지 수요자 혼란
아파트·오피스텔 합쳐 2640가구 중 20가구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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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오경묵 기자 = 테라스하우스가 아파트 분양시장에서 연일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파트의 장점과 단독주택의 강점을 결합해 실수요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다만 일부 단지에서는 테라스하우스가 분양가를 지나치게 끌어올리는 '미끼 상품'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올 하반기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할 주상복합 '광교 중흥S클래스' 일부 가구에 테라스하우스 평면을 도입한다. 아파트 2400가구·오피스텔 240실 규모인 이 단지에 들어서는 테라스하우스는 오피스텔 20실에 불과하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아파트보다 저평가되는 오피스텔의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테라스 평면을 채택했다"면서도 "설계도면이 확정되지 않아 테라스 면적 등은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미끼 상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광교신도시 S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중흥건설의 홍보 내용을 살펴보면 '일부 가구'라는 표현만 있지 오피스텔이라는 표현은 거의 없다"며 "테라스하우스가 어느 쪽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것은 아파트 청약 경쟁률을 높이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고 말했다.

K공인중개업소 대표도 "테라스하우스를 부각해 분양가를 높게 가져가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중흥S클래스는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대형 가구 위주의 구성인데 테라스하우스를 내세워 약점을 메우는 형국"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건설업계에서는 중흥건설이 사업지를 비싸게 사들여 분양가가 높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흥건설은 광교 중흥S클래스가 들어설 광교신도시 C2블록을 공급예정금액 5644억원의 132.8% 수준인 7500억원에 낙찰받았다. 타사가 써낸 가격보다 500억원 가량 높은 금액이다. 500억원이 분양가에 반영되면 단순히 계산해도 가구당 2000만원 정도의 분양가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테라스하우스는 더 없이 좋은 카드다. '상품성'을 내세워 분양가를 수월하게 인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분양가를 인상하더라도 인상폭에 차이를 둬서 테라스하우스보다는 오히려 싸다는 '착시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테라스하우스는 분양가가 조금 높더라도 청약자들이 몰린다. GS건설이 청라국제도시에서 분양한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의 경우 1순위 청약의 평균 경쟁률이 9.4대 1에 달했다. LA1 블록 76㎡P 주택형은 4가구 모집에 227명이 몰려 경쟁률이 56.75대 1까지 치솟았다. 청라파크자이 더 테라스의 경우 테라스와 다락 유무에 따라 같은 면적이라도 분양가가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가까이 차이가 났는데도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광교신도시에서 '힐스테이트 광교'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테라스하우스 덕을 톡톡히 봤다. 172실 모집에 7만2639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42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테라스가 있는 77㎡ 주택형은 30실 모집에 2만4014명이 뛰어들어 경쟁률이 800.4대 1까지 치솟았다. 힐스테이트 광교 77㎡ 주택형의 3.3㎡당 분양가는 1280만원 수준이었다.

M공인중개업소 대표는 "2013년 말쯤 힐스테이트 광교와 비슷한 입지를 내세운 테라스하우스가 분양에 나섰으나 흥행에 실패했다"며 "해당 오피스텔의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힐스테이트 광교와 청라파크자이가 성공한 것은 상품성과 가격성을 모두 갖췄기 때문"이라며 "입지 등 다른 조건이 좋더라도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면 시장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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