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하우스 도우미 모시기 '하늘의 별 따기'…분양연관 업종도 특수
일당 15만원 줘도 못구해 프리미엄까지…홍보대행·마케팅 업체도 '행복한 비명'
- 진희정 기자
(세종=뉴스1) 진희정 기자 = "동시다발적로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면서 도우미 일손이 모자라요. 경험이 좀 있는 친구들은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수당도 챙겨야 해요."(A컨설팅 업체 대표)
전세난에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살아나면서 도우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건설업체 분양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때 경험이 많은 도우미 인력을 구할 수 있는지가 현장에선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그나마 수도권 일대는 괜찮지만 지방일수록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귀띔했다.
분양시장 호황에 모델하우스 도우미 뿐만 아니라 홍보대행사와 마케팅 업체 등 연관 산업까지 활황이다. 여기에 이달부터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1순위 자격요건이 2년에서 1년으로 앞당겨졌다. 이 같은 주택 청약제도 간소화에 부동산 분양에 관심을 가지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해 여러 건설사들이 인기지역의 아파트를 경쟁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8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1월 1만2062가구·2월 7196가구 등 총 1만9258가의 분양이 완료됐으며 이달에는 약 5만가구 가까이 분양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일당이 서울보다 1만~2만원 ↑…브리핑 실력 중요
아파트 모델하우스 도우미는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단지나 평면의 특징에서부터 마감재나 발코니 확장, 세제 혜택 적용 여부 등 관련된 모든 내용을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나 전시 또는 제품 홍보 도우미는 매장을 찾은 손님을 상대로 설면만 하면 되지만 모델하우스 도우미는 방문객들과의 쌍방향 대화가 필요하다.
특히 아파트 모델하우스 방문객들은 잠재적 실수요자이기 때문에 사전에 상당한 정보를 입수해 와 도우미가 실수할 경우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도우미 경력 8년차인 P씨는 "모델하우스 도우미는 다른 전시에 비해 외모가 빠져도 수준급 브리핑 솜씨가 필요하다"면서 "A4 4~5장에 달하는 브리핑 자료를 외워 전문성을 더해 소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우미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그동안 집값 하락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면서 건설사들이 아파트 공급을 줄이자 경험 있는 도우미들이 이직을 시작한 것. 여기에 주로 20~30대 젋은 여성들이 대부분인데 하루 종일 서서 일하는데다 전문적 지식이 필요한 만큼 기피하는 직업이 됐다.
지방은 상황이 더 열악하다. 수도권에서는 출퇴근이 가능하지만 지방은 비지니스 호텔이나 모텔 등에 장기간 머물면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충청권에서 분양을 준비중인 H건설 분양소장은 "제대로 된 도우미는 6년 정도 경력이 필요하다"면서 "건설사들 간에 베테랑 인력 구하기 경쟁이 붙으면서 도우미 일당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도우미들은 일당으로 급여를 받으며 점심이 제공된다. 경력에 따라 수도권은 11만~13만원을 지방은 13만~15만원의 임금을 지급 받는다. 과거에는 분양이 끝난 후 도우미 업체로부터 한 달 뒤 임금이 지급됐지만 최근엔 현장에서 일당을 지급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도우미 업체 B실장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유능한 팀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분양 대행업체가 결제를 해주기 전에 현장에서 바로 바로 일당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미분양이 돼 우리가 (받아야 할 돈을)물리는 경우는 있지만 도우미들의 급여는 꼬박 꼬박 챙겨주고 있다"고 전했다.
◇홍보 대행사 '행복한 비명'…'떴다방'까지 기승 홍보 대행사도 분양시장 활황에 바쁘긴 매 한가지다. 모델하우스 도우미 처럼 인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A업체에 있던 직원이 B업체로 가거나 B업체에서 C업체로 이동하고 있다. 아예 홍보를 몰라도 부동산 정보업체 경력이 있으면 신규채용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또 패션·음료 등의 홍보 대행업을 하는 업체가 올해부터 부동산 홍보 업무를 대폭 늘이기도 했다.
건설사 대부분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체 홍보팀 규모를 축소하면서 신규 분양 등의 현장은 홍보 대행사에 맡기면서다. 무엇보다 올해 27만여 가구의 분양물량이 대기하면서 특수를 맡게 된 홍보 대행사들 사이에선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이 유행처럼 돌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건설사에서 3~4곳의 홍보대행사를 불러 프리젠테이션을 시킨다"면서 "워낙 물량이 많다보니 특정업체 쏠리기 보다는 단지 특성에 맡는 업체들이 담당하게 된다"고 전했다.
바이럴 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잘 팔리고 있다. 규모가 있는 홍보대행사는 바이럴 마케팅을 같이 하지만 대부분 하청을 주기 때문이다. 바이럴 마케팅은 누리꾼이 이메일이나 다른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어떤 기업이나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널리 퍼뜨리는 기법으로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확산된다고 해서 이름이 붙었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보통 홍보대행사에서 단지 정보와 입지 조건, 인프라 및 교통 환경에 대한 다양한 장점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유력 매체를 통해 보도한다"면서 "이 때 블로거나 카페 등에 단지를 홍보하는 것이 바이럴인데 인건비 등을 고려해 하청 또는 자체 사업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분양시장 활황으로 '떴다방'의 기승도 눈에 띈다. 과거 분양현장마다 파라솔을 치고 청약·계약자들에게 투자를 유혹했던 떴다방들이 자취를 감추다 지난해 9·1 부동산 대책 후속 조치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단축되면서 활기를 띄면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떴다방들이 과열된 분위기를 이용해 프리미엄을 부풀리거나 불법 전매를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분양권 전매금지 기간임에도 불법 분양권 매입을 유도한 후 당첨자와 떴다방이 분양권 가격을 조작하고 잠적해 실수요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선 여전히 분양시장이 활황인데다 인기 도시를 중심으로 청약 불패를 이어가고 있지만 과열에 따른 '거품'을 우려하기도 한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현장에서는 이미 공급물량이 턱밑까지 올라왔다는 얘기가 많다"며 "분양시장 호황에 편승하려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공급에 연관 산업들도 활황이지만 하반기는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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