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강훈식 후임 장고…'행정·정무능력·계파안배' 고차방정식

'국감 전이냐 후냐' 사의표명 2주째 고심…강훈식 유임설도
임기 2년차 성과내기 최우선 방점…친명-친문 하마평만 무성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비서실장이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날 강 비서실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2기 개각 장관 2명이 낙마하는 등 인사 책임론이 분출하자 본인의 거취를 결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6.9.21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후임 인선을 두고 2주째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는 이 대통령 인사 스타일과 조직 장악력 및 정무 능력, 여권 내 계파 안배까지 두루 고려해야 하는 고차방정식이란 평가가 나온다.

현역 의원들이 하마평에 오르지만 보궐선거 부담과 국정감사가 임박한 상황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강 비서실장 유임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사의를 표명한 강 실장을 대신할 후임을 두고 고심을 거듭 중이다. 2명의 후보자가 낙마한 2기 내각 인사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취임 초부터 청와대를 이끌며 탁월한 조직 장악력과 존재감을 보여온 강 실장 대체자를 찾기 쉽지 않아 당분간 강 실장 체제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1기 정무수석으로 재직한 우상호 강원지사는 전날(3일) 유튜브 채널 '장윤선의 취재편의점'과 인터뷰에서 "최소한 몇 주일은 더 있을 것 같다"며 "강 실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는 여러 배경이 있고, 대통령이 문책한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강 지사는 "사의 표명했다는 게 이미 공개됐고, 그런 마당에 계속 끌기는 쉽지 않을텐데 후임자를 구하는 데 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왜냐면 (후임 인선)기준이 강훈식이 기준이면 구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비서실장은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이재명정부 초기 대통령실 근무체계와 기강을 다잡으며 큰 존재감을 보여왔다.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수급망 불안 당시 포화를 뚫고 아랍에미리티(UAE) 등을 찾아 공급망 활로를 뚫는 실무형 비서실장으로서의 능력도 보여주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사의를 표명한 강 비서실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데 대한 비토 분위기도 상당하다. 업무파악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오는 5일쯤 비서실장 인선 발표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9.29 ⓒ 뉴스1 허경 기자

이 대통령의 후임 인선 고심이 길어질 경우 국정감사 이후 지명 가능성도 높다. 정치권에선 중량감 있는 인사가 지지율 하락으로 흔들리는 청와대 안방을 진두지휘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영진·천준호·한준호 의원과 이철희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경수 청와대 정무특보 등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린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의 중량감 있는 중진 의원이 주로 거론되는데, 내년에 보궐선거가 발생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내후년 4월 총선이 예정된 만큼 구원투수 등판 후 총선 재출마 가능성이 예상되는 점도 현역 의원 카드를 망설이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김영진 의원이 베스트이고, 천준호 의원의 능력도 탁월하지만 지역구를 내놓고 청와대에 들어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사자들도 강하게 고사한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비명계로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를 중용함으로써 계파 화합을 안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대통령이 성과를 내야 하는 임기 2년차인 만큼 최상의 호흡으로 손발을 맞출 참모가 우선 고려될 것이란 관측에 좀더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정책실장·경제수석 등 경제 라인 참모 쇄신으로 분위기를 환기한 만큼 후임 비서실장 인선을 서두르지 않으며 적임자를 신중히 검토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결국은 인사권자의 결심이 관건"이라며 "능력과 여론, 정무적 판단을 모두 종합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께서 결단하는 시점은 예단하기 힘들다"고 했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