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프랑스 'MOU 16건' 군사안보·AI·원전 밀착…"호르무즈 평화적 해결"

李대통령-마크롱 5개월 만에 대좌…정상회담서 제반분야 공조 논의
삼성-미스트랄 "전용 AI 모델 개발"…군사·안보·방산·원전 분야 성과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 도착, 환영나온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인사하고 있다. 2026.9.8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파리=뉴스1) 심언기 한재준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방문 계기로 한·불 양 정상은 군사·안보·방산 분야 협력을 한층 심화하고, 원전과 인공지능(AI) 등 첨단 경제산업 분야에서도 밀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군사비밀보호협정 개정으로 양국 군사정보 교류 체계를 개선하는 성과와 함께 향후 상호 군수지원 협정도 조속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파병 압박 속 호르무즈 해협 대응과 관련해선 구체적 조치까지 협의가 진전되진 않았다. 다만 안전 항행을 위한 국제적 공조와 평화적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데는 양 정상 의견이 일치했다.

삼성전자와 미스트랄 AI 간 투자협약은 양국의 미래 첨단산업의 상호 보완적 공조 관계를 가속화하는 계기로 평가된다. 원전 산업에서 경쟁해온 양국은 원자력 분야 고위급 소통 채널을 개설에 합의하는 등 새로운 협력 틀을 다졌다. 이를 통한 2030년 한불 교역액 200억 달러 목표도 제시됐다.

李대통령-마크롱 5개월만 정상회담…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등 MOU 16건

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식환영식을 시작으로 단독 오찬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양국 주요기업이 참여하는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 등 일정을 소화했다.

한불 정상회담은 지난 4월 마크롱 대통령의 방한 이후 5개월 만으로, 한국에서 이뤄진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심화하고 새로운 협력 관계를 설정하는 데 집중됐다.

양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9건의 정부 간 협정·MOU(양해각서)와 민간이 참여하는 협약 등 총 16건의 문건이 체결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양 정상은 이같은 구체적 결과물과 함께 호르무즈 해협 평화적 해결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북한군 파병을 둘러싼 국제정세 전반에 대한 논의 내용을 소개하는 공동언론발표문을 내놨다.

특히 양국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에 서명하며 국방·안보 협력에서 한층 밀착했다는 평가다. 보안당국에 프랑스 측 국방·국가안보사무국장을 추가하고, 군사비밀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열람 제한 규정을 신설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상호군수지원협정'의 조속한 체결에 뜻을 모은 점도 주목된다. 향후 협정이 체결되면 전시와 평시 군수지원 과정에서 물자와 용역을 우선 지원하고 사후 정산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다. 러-우 전쟁 및 호르무즈 해헙 유사 상황 시 공조 틀을 사전에 다졌다는 평가다.

"호르무즈 항행 자유 평화로운 해결책 찾아야…관련 동의 구해 공조"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를 위한 긴밀한 공조 및 실질적 기여에 관해서도 양 정상의 의견이 일치했다. 다만 구체적 실행 방안에 있어선 향후 관련국들과 추가 논의 및 동의를 얻어 진행한다는 큰 틀의 방향성만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이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도 "무엇보다도 평화롭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며 "다국적 임무는 평화적인 것으로서, 관련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한국과)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 국제 공조의 큰 방향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라며 "실사단 파견도 검토 과정의 일부로 해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고위관계자는 전투·비전투 등 다양한 파병 방향과 시기를 구체화해 가는 단계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반드시 전투, 비전투, 수색 등 검토 취지가 아니다. 군사적 기여의 개념을 설명한 것"이라며 "다 열어놓고 검토 중이고 구체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번 (한불 정상 간)논의에서 호르무즈 대처 방안에 진전이 있는 건 없다"며 "의견을 교환했고 실질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의견을 교환한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8 ⓒ 뉴스1 이재명 기자
삼성-미스트랄 '전용 AI모델' 전략적 파트너십…원전·방산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 확장

경제산업 분야에선 인공지능(AI)과 원자력, 방산 분야의 실질 성과가 눈에 띈다. 국방·항공·AI 반도체·양자·원자력·산업 경쟁력·지식재산·우주·문화 협력 등 분야에서 8개의 협정 및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진행된 MOU 서명식에서 삼성전자는 프랑스 인공지능 기업 '미스트랄 AI(Mistral AI)'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미국 빅테크 중심의 AI 시장에 대응한 유럽의 독자적 AI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는 미스트랄과 반도체 기술 및 제조 데이터 생산성·정밀도를 원하는 삼성전자 간 이해가 맞아떨어지며 삼성반도체 특화 자체 AI 모델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양사는 △반도체 설계 △제조 현장의 데이터 분석 △결함 예측 △공정 최적화 등에 단계적으로 공동개발한 AI를 적용,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제조 효율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전력 수요 급증으로 다시 주목받는 원전 분야 협력도 귀추가 주목된다. '장기 농축역무 공급 협력 의향서'를 통해 우라늄 농축 제재를 받는 우리나라에 프랑스는 안정적 공급망을 제공하기로 했다. 아울러 프랑스의 원천 기술과 우리의 제조 역량을 결합해 소형모듈원전(SMR) 공동 연구 등 원자력 연구개발 협력도 추진한다.

양국은 이같은 원자력 협력의 실질화를 위해 민간 원자력 고위급 대화체도 출범시키기로 헀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산 분야에서도 에어버스 등 프랑스의 손꼽히는 기술력과 우리 측의 생산 역량을 상호 협력하는 데 뜻을 모았다. 민간에서도 항공사 간 제도·규범 현대화를 비롯한 양국 항공우주 산업 제반 분야 협력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친환경 소재 개발, 기후변화 대응, 차세대 작물 기술, 난치성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 등 상호 보완적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담은 MOU·문건 등도 함께 채택됐다.

eon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