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 반려·재제청 요청…87년 이후 유사사례 없어"(종합)
"대통령 임명권에 실질적 심사 재량…대법원장 제청권에 기속되지 않는 권한"
"제청 이뤄지면 후속 절차 즉시 진행…대법관 후보추천위 추천 내용 존중해 신속 재제청해야"
- 임윤지 기자, 김근욱 기자,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김근욱 한재준 기자 =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제청한 손봉기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조 대법원장에게 재제청을 요청한 가운데 "1987년 현행 헌법 체계에서는 유사 사례가 없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대법관 서면 제청과 관련해 '어떤 법리적 검토를 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는 지난 20일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사태, 협의를 건너뛴 유례 없는 일방 통보이기에 다른 관례와 법률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이승만 대통령의 김동현 대법원장 임명 거부 사례는 있다"면서도 "임명권 자체가 실질적인 심사 재량을 내포하고 있어 대법원장의 제청권에 기속되지 않는 권한으로 재제청을 요청할 수 있다고 법률 검토 이후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자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며 "국민주권정부 출범 이후 첫 대법관 임명인 만큼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도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청와대는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이 대법관을 제청할 때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청와대는 법원행정처가 손 후보자 제청 직전 후보추천위가 추천한 후보자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해 추천 절차를 다시 진행하는 방안을 타진한 사실도 문제로 들었다.
이 관계자는 "추천된 후보자들은 정당하게 추천됐다"며 "그간 제청 대상자에게 직접 연락해 후보자 개인에게 타진한 사실 자체가 인사 절차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재제청 과정에서 기존 추천위가 추천한 후보자 가운데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선을 그었다. '김민기 부장판사를 희망한다고 알려졌는데, 김 부장판사를 염두에 둔 재제청이냐'는 질문에는 "확인되지 않은 사안"이라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대법관 공석 장기화에 따른 재판 지연 우려에 대해서는 "공석이 길어진 경위는 제청이 지연된 데 있다"며 "제청이 이뤄지면 청와대는 후속 절차를 즉시 진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손봉기 후보자에 대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이에 대법원장에게 대법관 후보자를 재제청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 전 대법관 후임과 이 대법관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와 김 부장판사(24기) 임명해달라고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와 사전 조율 없이 서면으로 제청안을 올려 여권의 반발을 샀다. 특히 손 부장판사는 여권 내 비토가 강한 인물이어서 논란이 커졌다.
강 대변인은 "제청과 임명은 삼권분립 원칙 하에 서로 다른 헌법 기관에 배분된 권한이며 국민 주권의 원리에 비춰볼 때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니라 임명권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뒷받침하는 권한으로 이해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역대 대통령과 대법원장이 사전 협의를 거쳐 제청에 이른 것도 각 기관 간 권한을 상호 존중하라는 헌법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라면서 "이번 노 전 대법관 후임자에 대한 제청은 절차적 완결성을 충분히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흥구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강 대변인은 "김 후보자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인 만큼 오늘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국민 재판 청구권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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