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개혁' 쏘아올린 李대통령…檢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선제 차단

행안부 아닌 국무총리실 중심 개혁 시동…경찰 불신 수습 총력
민주당 개혁 추진단 출범…국힘 "보완수사권 폐지 중단" 공세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장미란 씨 사건 등 경찰의 기강 해이 문제가 잇따르자 '경찰 개혁 기구' 신설을 지시했다.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을 넘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둘러싼 논란까지 다시 불붙자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다.

경찰 개혁 기구는 경찰의 자체 쇄신과는 별도로 국무총리실이 주도해 설계를 추진한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김민석 당대표 직속 경찰개혁추진단을 출범시키며 개혁 작업에 힘을 보탰다.

李대통령 "'가장 큰 권력' 경찰, 개혁 기구 고민해 달라"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기강 해이 문제, 치안의 무책임이 꽤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끊임없이 계속돼야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도 사실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아마 국가 기구 중에서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하게 될 것 같다"며 "경찰을 어떻게 개혁할지, 경찰 개혁 기구에 대한 고민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자체 쇄신을 주문한 적은 있지만, 별도의 경찰 개혁 기구 신설을 지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에게 범죄 피해 대응책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다만 경찰 개혁 기구의 구체적 형태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국무회의에서 첫 지시가 내려진 만큼, 구체적인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미란 씨 등 실종 사건 2건을 허위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부 모 경장이 25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6.8.25 ⓒ 뉴스1 안은나 기자
'보완수사권 폐지 논란' 확산 차단

주목할 점은 이 대통령이 경찰 개혁 기구 신설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아닌 국무총리실에 지시했다는 점이다.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이 확산하는 상황을 신속히 수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광주 장윤기 씨 사건에 이어 제주 장미란 씨 사건까지 잇따르면서 경찰에 대한 국민 불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검찰 개혁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도 다시 확산하는 분위기다.

실제 국민 절반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보완수사권 폐지가 '잘못됐다'고 답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27%, 의견을 유보한 응답은 23%였다.

보완수사권 폐지가 잘못됐다고 답한 이유로는 △경찰 권한 집중에 대한 우려와 견제 필요(15%) △검사의 보완수사 기능 필요(15%) △범죄자에게 유리하고 피해자 보호가 미흡할 수 있다는 점(13%) △경찰 수사 역량 부족과 불신(9%) 등이 꼽혔다.

"경찰 개혁 필요" vs "보완수사권 존치"

더불어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발맞춰 김민석 대표 직속 경찰개혁추진단을 설치했다. 단장에는 김남희 의원이 임명됐다.

민주당은 경찰개혁추진단과 관련 "오직 국민의 관점에서 기득권에 얽매이지 않는 개혁, 시스템 안정성을 적절히 균형 잡는 개혁안을 조속한 시일 안에 숙의를 거쳐 도출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중단을 압박했다. 정정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10월이면 검찰 보완수사권이 완전히 폐지된다"며 "경찰의 사건 암장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고 심지어 사건을 어떻게 왜곡·은폐했는지 그 진실을 밝히는 것조차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비롯한 사법 파괴 책동은 중단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정부·여당은 앞으로 일어날 경찰의 사건 암장, 은폐 등 각종 범죄의 공범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