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청년의 미래를 위한 대통령의 용기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요즘 들어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 '청년'이란 단어가 부쩍 잦아졌다. "청년 세대는 가장 큰 소외자"라는 외침과 함께, 청년 자산 형성을 위한 정책금융상품인 '청년미래적금'은 재원이 추가로 들더라도 요건 충족자는 모두 가입시키라는 지시가 나왔다.
여당 내에서는 청년 정책을 전담하는 장관급 부처 신설 주장이 나오고, 정부는 청년의 삶 전 영역에서 기회의 사다리를 확대하는 종합대책을 예고했다.
국정 2년 차를 맞은 대통령이 청년을 전면에 내세운 건 반길 일이다. 그러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떨쳐내기 힘들다. 지난 1년간 국정의 변방에 있던 청년이 갑자기 국정의 중심 의제로 떠오른 배경엔 6·3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2030 세대의 민심 변화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여서다.
어떤 획기적인 정책이 나올지 모르지만 청년 세대의 기대감은 크지 않을 듯하다. 청년 세대의 노후와 직결된 국민연금 개혁조차 정부가 일찌감치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주가 상승으로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가 늦춰졌다며 "국민연금 얘기할 때마다 표가 떨어진다. 그 얘기를 상당 기간 안 해도 되게 된 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서도, 이재명 정권을 위해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청년 세대들의 걱정이 조금 줄었다"는 자평도 덧붙였다. 기금 고갈 시점이 늦춰졌으니 현 정권에서는 손댈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지금도 2030 세대에게 국민연금은 '어차피 받지 못할 돈'이라는 불신이 팽배하다. 취업의 문은 좁아지고, 고령 인구는 많아지는 상황에서 현재 국민연금 체계는 청년 세대에게 족쇄로 다가올 것은 자명하다. 보험료를 부담하는 현역 인구는 줄고 수급자는 늘어나는 구조에서 개혁이 늦어질수록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야는 국민연금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상향하는 안에 합의했다. '더 내고, 더 받자'는 모수 개혁안이었다. 하지만 인구구조 변화를 반영해 연금 지급액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 도입 등 근본적인 개혁은 또다시 다음 과제로 남겼다.
이 대통령이 던진 6대 구조개혁 과제에 연금 개혁이 포함되긴 했지만 국민연금은 빠지고 기초연금·퇴직연금을 손보는 수준이다. 정작 청년에게 필요한 개혁은 기성세대의 눈치를 보면서 후퇴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표를 계산하지 않고 일각의 비난과 저항을 감수하기만 하면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조치는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표를 계산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이 국민연금 앞에서는 "표가 떨어진다"고 한다. 이 발언의 간극이 정치가 청년을 대하는 태도가 아닐까.
청년을 호명하는 것만으로는 청년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지금 청년 세대에 필요한 건 선심성 대책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고, 돌파할 수 있는 대통령의 용기일 것이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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