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전당대회 앞두고 文 전 대통령과 오찬…당내 갈등 봉합 나서나

취임 후 첫 독대…명철 갈등, 與 신·구 세력 다툼 번지자 통합 행보
정청래, 연임 도전 후 文 만나…"지지층 반목 끝내야"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가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사저 인근에서 대화를 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5.23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 이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과 독대하는 자리를 갖는 것은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최근 검찰 보완수사권 등을 둘러싸고 여권 지지층 내부의 균열이 발생한 것은 물론 차기 당권 경쟁이 친명(친이재명) 대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구도라는 신·구 세력 간 전면전으로 번지는 흐름을 보이자 갈등 봉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5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내달 1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에서 문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오찬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성사됐으며 전·현직 대통령이 독대하는 자리다. 김혜경 여사와 김정숙 여사도 배석하지 않는다. 김정숙 여사는 해외일정으로 오찬에 함께하지 못한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을 계기로 마련된 권양숙 여사와의 환담에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는데, 취임 후 1년 간 독대하는 자리는 없었다.

이번 오찬 회동이 전당대회 국면에서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이 직접 당내 통합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왼쪽부터)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김태성기자·국무총리실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2026.6.14 ⓒ 뉴스1

차기 당권 경쟁이 명청(이재명·정청래) 갈등 차원을 넘어서 민주당 내 신(친명)·구(친노·친문) 세력 간 다툼으로 번지고 있어서다.

친명계는 이 대통령과 가까운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을 지지하는 한편, 현 지도부에게 6·3 지방선거 책임이 있다며 정 전 대표의 불출마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정 전 대표가 전날(24일) 대표직을 사퇴, 연임 도전을 공식화하자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특히 정 전 대표가 사퇴 이후 첫 일정으로 문 전 대통령을 만나면서 친노·친문 끌어안기라는 해석이 나오는 등 친명·친청 전면전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친노·친문 등 당 전통 지지층은 정 전 대표의 연임에 힘을 싣고 있다.

당내 갈등이 여권 분열로 확산할 조짐이 보이면서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통해 당내 통합 메시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진영이라고 하는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경쟁하는 게 아니라 전쟁을 해서야 되겠냐. 원수 싸우듯 하지 말라"며 자제를 요청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오찬 회동에 대해 "지지자들 간의 갈등과 반목을 끝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과 만나 여러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조언을 구하려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 회동에서 당내 상황 뿐만 아니라 북한 문제, 검찰개혁 등에 현안에 대한 문 전 대통령의 의견과 조언을 구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에 남북 정상이 다섯 차례 만나는 등 소통이 원활했던 만큼 경색된 관계 개선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논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개혁 이슈 또한 문재인 정부부터 이어져 왔던 만큼 보완수사권 폐지 등 후속 조치에 대한 대화도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검사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정부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