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콩나물 팔아서라도 빚 갚나"…연이틀 '잔인한 금융' 질타(종합)
"20년 추심 국민 정서 맞나"…민간 배드뱅크 '상록수' 비판
국무회의서 2주 연속 금융권 직격…"원시적 약탈 금융 여전"
- 김근욱 기자, 한재준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한재준 임윤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03년 카드대란 당시 발생한 부실채권에 대해 금융사들이 20년 넘게 추심을 이어가는 현실을 지적하며 '잔인한 금융'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 지원을 받으며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금융사들이 국민에게 "콩나물 한 개를 팔아서라도 끝까지 빚을 갚아야 한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도 "금융기관의 존재 목적이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연일 '포용금융'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배드뱅크 상록수를 언급하며 "당시 연체 채무자들, 가입자들을 모아 관리하는 곳에서 아직도 아주 열심히 추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록수는 카드 대란 수습을 위해 민간이 설립한 배드뱅크(채무조정기구)다. 다만 추심 강도가 높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데다, 정부의 새도약기금에 참여하려면 주주 전원의 동의가 필요해 제도권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 대통령은 "국민들의 연체채권을 악착같이 지금도 추심하고 연간 수십조 원씩 영업이익을 내면서, 백몇십억 씩 배당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카드사태 때 카드 회사 금융기관들이 다 정부 세금으로 도움받지 않았나"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 직전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서도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 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의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고 지적했다.
담당 부처인 금융위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새도약기금'을 조성해 장기 연체 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99% 이상의 금융회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여러 금융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배드뱅크의 경우 의사 결정 구조상 참여가 쉽지 않아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여러 기관이 함께 만든 주식회사 형태이다 보니 주주 전체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며 "해당 기관의 주주들을 직접 만나 참여 동의를 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20년 넘게 이자가 늘어 몇천만 원이 몇억 원이 됐다고 한다"며 "콩나물 한 개 팔아서라도 다 갚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적 도덕 감정이 맞냐"고 거듭 비판했다.
다만 새도약기금 참여를 강제로 추진하는 데 대해서는 "억지로 하면 나중에 직권남용으로 시끄러워질 수도 있겠다"면서 "가능한 대안이 있는지 한번 검토해 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금융회사들의 '공공적 역할'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금융회의에서 "금융기관이 돈 버는 게 능사고, 그것을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개인 사기업이 기술 개발하고 시장 개척해서 수출해서 돈 버는 것과 국가 발권력을 이용해 한국은행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대출을 주면서 이자 받아 수익을 올리는 (금융기관은) 당연히 반 이상은 공적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1등급, 상위 등급만 대출을 지급하고 나머지는 취급도 안해줘서 2금융, 대부업, 사채업자에 의존하게 만들면 안 된다"며 "서민들이 금융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금융은 금융기관의 의무 중의 하나'라는 것을 계속 주지시켜야 될 것 같다"고 했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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