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호 피격' 지선 변수 돌출…靑, '국익·안전' 내세워 野공세 돌파 모색
피격 팩트 공개하되 이란 지목엔 신중…영·프 등 타국 대응 반면교사
야당 '안보 무능' 프레임에 "국익 정쟁화" 비판…국면 전환책 고심
- 심언기 기자, 김근욱 기자, 임윤지 기자
(서울=뉴스1) 심언기 김근욱 임윤지 기자 = '나무호 피격' 사건이 3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청와대는 민간선박 공격을 강력 규탄하는 동시에 공격 주체를 특정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필요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이란을 공격 주체로 예단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건 발생 초기 피격 여부에 대해 신중한 기조를 유지했던 청와대는 정부의 1차 합동조사 결론을 즉시 공개함으로써 야권의 근거 없는 공세와 추가적 의혹 제기에는 강력히 선을 긋고 나선 분위기다.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선박이 다수 머물고 있는 만큼 국민 안전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대응 시 국익 저해를 초래할 수 있는 반면, 소극 대응 시엔 국내 여론 및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수위 조절에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합동조사단 1차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전문적 감식 등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예의주시 중이다. 어뢰나 기뢰 공격 가능성이 낮은 가운데 드론 공격에 무게를 두면서 공격 주체에 대한 규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피격 사실 자체가 확인된 만큼 청와대는 엄중한 상황 인식 하에 불상의 공격 주체를 향한 공개 규탄 입장을 내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11일) "우리 정부는 HMM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만, 공격 주체에 대한 예단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란이 나무호 공격을 공식 부인하는 가운데 확실한 물증이 없는 설익은 대응이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이란을 지나치게 자극하면 당장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돼 있는 선박은 물론 장기적 통항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사한 민간선박 피격 피해를 입은 프랑스, 중국 등 타국 대응 수위도 살피며 국제사회 공동대응에 발맞춰 추가 조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위 안보실장은 "모든 선박의 안전 보장 및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지속 동참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나무호 공격 주체로) 어느 나라가 특정돼 있지 않다. 여러 나라 가능성을 놓고 파악하고 있다. 판단이 서는 대로 거기에 맞는 적절한 수위의 대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나무호 피격 사실을 민간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청와대가 강력한 규탄 입장을 밝힌 것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쟁화로 치닫는 정치권 상황도 감안한 것으로 관측된다.
나무호 피격을 호기로 판단한 국민의힘은 정부가 사실을 은폐·축소하고 있다며 맹공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전날 "1차 조사결과에는 반드시 들어가야 할 두 글자가 빠져 있다. 바로 '이란'"이라며 "외계인 UFO 공격이라도 있었다는 것이냐"라고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청와대 내에선 국제사회 역학구도 급변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대응을 '안보 무능'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데 대한 불쾌감이 감지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를 비판하는 야당 입장을 이해하더라도 국익 관련 사안에 있어서는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근거가 없거나 실현 가능하지 않은 무책임한 선동적 주장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나무호 피격 사실을 선제 공개하며 일시적으로 수세에 몰렸지만, 정부가 차분한 대응을 이어가면 국면 전환에 무리가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미중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고,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과 한일 정상회담 등 여론의 이목을 끄는 대형 이벤트들이 이달 중하순에 집중돼 있다.
이로 인해 일각에선 최종 결과가 나올 때까지 수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나무호 관련 이슈의 장기화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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