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반도체 역사적 호황, 너무 느리게 반영…재정 유연하게 접근"

"반도체 영업익, 실질GDP는 괴리…세입 전망, 예산 현실 못 따라가"
"2026~2027년 세수 역사적 규모…하반기 수정 경제전망이 분기점"

김용범 정책실장이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대표 접견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4.27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파생 효과를 국내총생산(GDP) 통계 등 기존 정책 시스템으로 포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반도체 중심의 구조 변화가 실제로 진행 중이라면 재정 역시 과거 평균값에 묶인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유연하고, 넓은 시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면 오차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제 진짜 중요한 대목은 재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정책실장은 "대한민국의 재정과 거시 전망은 기본적으로 GDP 성장률 전망을 기초로 움직인다. 그런데 이번 반도체 호황은 기존 GDP 체계가 포착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처럼 품질 개선 속도가 가격 변화를 압도하는 산업에서는 기존 통계 체계가 현실 변화를 너무 느리게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한국 기업의 반도체 기술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실질 GDP는 가격 효과를 걷어낸 물량 증가만 나타내 반도체 가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정책실장은 "명목 기준에서는 역사적 규모의 영업이익이 나타나는데 실질 GDP는 상대적으로 평범해 보이는 괴리가 생기는 이유"라며 "기업 현장에서는 역사적 호황이 펼쳐지는데 GDP 성장률 전망은 보수적으로 나오는 상황이 반복되는 배경"이라고 부연했다.

김 정책실장은 지난 2021~2022년 코로나 사태 이후 반도체 호황을 예로 들며 "역대급 초과 세수가 발생했다. 그러나 세입 전망과 예산은 현실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다. 반대로 2023년과 2024년엔 업황이 꺾이면서 세수 부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 중립적 추세보다 직전 연도의 경기 상황이 다음 해 세입 추계에 강하게 반영되는 방식 때문"이라며 "호황 다음엔 세수 부족이, 불황 다음엔 초과 세수가 나타나는 역설이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실장은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년과 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뿐 아니라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 효과까지 감안하면 역대급 초과 세수가 쌓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요한 건 낙관이나 비관 자체가 아니다. 기존 프레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의 산업 변화를 정책 시스템이 얼마나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느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하반기에 나올 2026년 수정 경제 전망이 첫 번째 분기점이다. 그 전망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냐에 따라 2027년 세입 추계와 예산 총량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번에도 후행적으로 움직일 것인가"라고 선제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