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중동 장기전 '비상 모드' 전환…원유·물가 대응 '올인'

비상경제상황실·본부 동시 가동…李 "중동 사태 예측 어려워"
석유 최고가제 이어 나프타 수출 통제…31일 '전쟁 추경' 제출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충남 서산 석유공사 비축기지에서 열린 현장간담회에 입장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중동 사태 대응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며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면서, 우려됐던 장기전이 현실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제2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중동 지역의 위기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지만 향후 사태가 어떻게 진전될지 예측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9일 1차 회의 개최 이후 17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공급망' 문제를 우려하며 "대응의 큰 틀은 갖춰진 만큼 이제는 실행의 완성도가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말고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지난 24일 '비상 대응 체계 전환'을 선언한 이후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이끄는 '비상경제상황실'을,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이끄는 '비상경제본부'를 가동한 상태다.

석유 최고가격제 이어 나프타 수출 통제

당장의 가장 큰 고민은 원유다. 한국의 원유 수입의 중동 의존도는 70%에 달하며, 특히 현재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전체 도입 물량의 60% 이상이 들어오고 있다.

청와대는 비상경제상황실 내에 총 5개의 실무 대응반을 구성했는데, 이 가운데 '에너지수급반'이 중심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핵심적인 관리 대상이라는 의미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원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수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약 4개월가량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혔다.

원유 수급 불안은 '나프타 대란'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는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고무 등에 쓰이는 핵심 원료로, '산업의 쌀'로 불린다.

정부는 결국 이날부터 '나프타 수출 통제'에 나섰다. 수출 물량을 내수로 전환해 공급 안정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유가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석유 최고가격제'도 이날 2차 최고가격을 고시하며 추가 조정에 들어갔다.

李 "전쟁 추경,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 배로"

민생 위기 대응을 위한 총 25조 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도 오는 31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홍 수석은 추경과 관련해 "31일 정기 국무회의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제출 이후 내달 9일 본회의 처리까지 추진하는 전례 없는 속도전을 예고했다. 추경은 정부 편성 이후 국무회의 의결, 국회 제출, 상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본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추경에 대해 △고유가 부담 완화 △민생 안정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 △지방 경기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동 전쟁의 충격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전시 추경의 편성과 처리는 빠르면 빠를수록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며 "신속한 추경 편성을 해달라"고 지시한 바 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