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당적 없는 사람이 답해 보라"…'이념화된' 원전 논란 일침
"원전 얼마 만에 짓나, 당마다 달라"…김성환 답변에 "민주당이라 못 믿겠고"
핵연료 재처리 두고도 당적 물어…"과학자들도 편이 있더라"
- 한재준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김민수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김민수 한병찬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원자력발전 관련 업무보고를 받던 중 기관장들의 당적을 물었다. 원전 건설 기간,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문제 등에 대한 진영 간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객관적인 정보를 보고받기 위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부 업무보고에서 "새롭게 원전을 시작해 짓는다고 하면 얼마 만에 지을 수 있냐. 말하는 사람마다, 정당마다 다르다"라고 지적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부 장관이 "실질적으로 10~15년 걸리는 게 맞는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7년이라고 하던데요. 김 장관도 (당적이) 더불어민주당이라 못 믿겠고, 당 아닌 사람이 말해 달라"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공사 사장 직무대행이 "13년 11개월 걸린다. 부지선정 2년, 인허가 관련 서류 심사 40개월"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장님은 당적이 없죠"라고 재차 물었다.
이 대통령은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할 경우 부피가 감소하는지를 놓고도 사실에 기반한 설명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면 부피가 확 줄어들어 보관 장소도 많이 줄어들 수 있다고 얘기하던데 맞나. 별로 안 줄어든다는 얘기도 있다"며 설명을 요구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이 습식 재처리 방식을 이용하는 프랑스 사례를 들어 "경수로의 경우 5분의 1 정도로 부피가 줄어든다"고 하자 이 대통령이 "안 믿어진다니까요. 무슨 당이에요"라고 묻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 대통령은 "웃기는 현상인데 우리 사회가 토론 없이 편만 먹고 싸움을 하니 진실이 아닌 게 진실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며 "원자력 발전 분야도 효율성이나, 타당성이나, 필요성을 진지하게 토론하는 게 아니고 편 가르는 싸움처럼 돼 버린다. 정책 의제가 돼서 진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데 이렇게 되면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이다. 과학적인 것에 네 편, 내 편을 왜 가르냐. 신기한 게 과학자들도 편이 있더라고요"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재처리한 것(사용후핵연료)은 경제적 가치가 없다는 말도 있다"고 질문을 이어갔다.
김 장관과 김현권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장이 재처리하더라도 의미가 없다는 취지로 답하자 이 대통령은 "둘 다 정당이 있잖아요. 주장이 엇갈린다는 말이다. 당 없는 사람이 얘기해 보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요청에 임승철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이 "당적이 없고 원자력을 공부했다"고 답변에 나섰다. 임 원장은 핵연료를 재처리해 고준위폐기물만 골라내면 폐기물량이 많이 줄어들고, 고준위 폐기물을 제외한 남은 우라늄을 재활용하자는 게 과학자들의 얘기라는 취지로 답했다.
이 대통령은 "별로 실익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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