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동생 똥 푸고 큰아들 몰빵, 잔인해"…지방대 육성 의지

서울대 예산 편중 지적…한자교육 주장엔 "엄청난 벽 넘어야"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장성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산업화 시대에는 자원이 없으니 큰아들한테 '몰빵'하고, 여자들은 식모하고, 동생들은 농사짓고 똥 펐는데, 지금까지 그러는 건 잔인하다"며 서울대에 예산이 집중되는 국립대 지원 구조를 지적했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외면받는 지방대 육성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종시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육부·국가교육위원회·법제처 업무보고에서 "서울대에 재정지원이 더 많다. 지방대는 같은 대학인데, 손가락은 5개인데 새끼손가락에 (지원이) 적은 이유가 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산업화 시대에는) 자원이 없어서 할 수 없이 몰빵했는데, 이제는 큰아들이 더 좋은 대학 나와 사업도 잘해서 부자고, 떵떵거리고 잘 사는데 거기에 계속 더 대주는 꼴"이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대와 지방국립대 예산의) 차이가 너무 크다. 서울대가 동문이 튼튼해 외부 장학금 재원도 많이 받아오고, 연구용역도 많이 따오는 거 말고, 나눠서 지원하는 것조차 차이가 엄청나면 누가 지방대에 가겠나"라며 "공부 잘했으니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고 하면 할 말은 없지만, 그게 진정으로 공정한 거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 지원에 있어) 서울대를 줄이면 섭섭할 테니 지방대를 최대한 늘려가자"며 "빨리 경제가 살아야 한다. 국민도 같이 공감해 달라고 한 말"이라고 밝혔다.

최은옥 교육부 차관은 "고등교육재정이 OECD 국가에 비해 60% 정도밖에 되지 않아서 전체 파이를 늘리는 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서울대의 70% 수준까지 거점국립대에 예산 지원을 늘려 그 학교가 살아나 지역이 살자는 걸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참 정치적 논쟁거리였는데, 요새는 서울에 있는 국립대를 지방으로 옮기자는 이야기는 안 하나"라며 "그런 이야기도 있었다, 한때는"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최근 엉터리 국어를 쓰는 이유로 '한자'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 성함도, 학생들이 있을 재(在), 밝을 명(明)을 모른다"는 김언종 한국고전번역원장의 말에 "그래서 '죄명'이라고 쓰는 사람이 있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자교육 조치는)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조갑제 대표가 한자 병용, 병기를 계속 얘기하는데, 지금은 한글 배우기도 힘들어서 글자를 끄적하는 중에 한문을 강제로 하라고 하면 난리난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천자문만 배워도 대개의 단어들의 깊은 의미를 쉽게 이해할텐데, 사고능력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될 듯"이라면서도 "제도로 도입할 수 있을지는 엄청난 벽을 넘어야 할 거 같다. 고민거리이긴 한데, 그 단어의 깊은 의미 생각할 틈이 없지 않나. 고전을 번역하다보니 그런 생각 들겠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