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통합' 외친 李대통령…'내란척결' 의지 재천명
비상계엄 1년 전후 3일 연속 강조… "봉합 아닌 통합"
통합보단 '정의'에 방점…강력한 내란 척결 의지 담겨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정의로운 통합'이란 키워드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분열된 사회의 '통합'을 위해 용서와 화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세워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내란 사태는 현재 진행 중이며, 진압 중이다. 통합이 봉합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내란 청산의 의지를 강력하게 보이면서, '정의'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6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1년을 전후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 연속 '정의로운 통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 3일 대국민 특별성명, 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의로운 통합'을 강조했다. '통합'이라는 단어 특성상 이 대통령의 이같은 키워드는 분열된 국민을 하나로 합치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비상계엄 이후 한국 사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심화하고 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미 관세협상 타결, APEC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 등 국정이 안정궤도에 오르는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반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연대와 포용의 가치를 세워서 정의로운 통합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는 비상계엄 사태에 가담한 공직자를 찾아내기 위해 만들어져 '제2의 적폐청산TF'라고 비판받는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에 대해서도 기준을 완화하라고 지시했다.
국무조정실은 전날 이 대통령의 '자발적 신고를 하는 등 협조한 경우 감면, 면책하는 원칙을 확립하라'는 지시를 따라 징계 면책·감면 기준을 마련해 발표했다.
다만 이 대통령의 통합에는 '정의'가 우선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빛의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내란의 진상규명,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수위 높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내란을 '암'으로, 척결을 '수술'로 비유하고, "숨겨놓고 적당히 넘어갈 수 없다. 통합이 봉합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내란전담재판부와 2차 종합 특검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2일 국무회의에서 비상계엄 가담 세력을 '독일 나치 전범'에 비유하며 "살아있는 한 영원히 형사처벌하고 상속재산이 있는 범위 내에서는 상속인들까지도 끝까지 책임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런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직접 나치 전범 운운하며 국민을 겁박하고 있다. 국민과 전쟁을 벌이겠다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이 내란 몰이에 올인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할 줄 아는 다른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도 이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내란 척결'이 '통합'보다 앞서있다고 보고 있다. 임기 시작 첫날인 지난 6월 4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이후 비상사태 관련 발언 수위가 최근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는 해석도 이에 힘을 싣는다.
여권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취임 이후 내란 청산에 대해서는 꾸준히 이야기해 왔지만, 수위 높은 언급은 다소 제한적이었다"며 "사태 1년을 맞아 이를 되돌아보고, 아직 청산되지 않은 것들에 관해 강조하기 위해 높은 수위의 발언들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계엄 사태가 1년이나 지난 시점에 아직 내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것은 문제"라며 "이미 피로해하는 국민들이 많기 때문에, 빠르게 사태를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는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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