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글로벌 외교전' 유엔총회 마치고 필버·국감 '내치 시험대'

유엔총회서 다자 데뷔전 치러…한미 관세는 미완 과제로
여야 대치부터 지지율 하락·국정감사 등 국내 현안 산적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미국 뉴욕 유엔총회 일정을 마치고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미국 뉴욕 방문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세계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에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른 이 대통령 앞에는 까다로운 국내 현안이 산적해 있다.

27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26일) 오후 공군 1호기를 통해 성남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22일 오전 미국 뉴욕으로 출국한 지 나흘 만이다.

이 대통령은 3박 5일 동안 뉴욕에 머무르며 유엔총회 기조연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개토의 주재 및 다수 양자 정상회담 등 숨 가쁜 외교 일정을 이어갔다.

방미 첫날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 겸 블랙록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에너지 분야에서 적극 협력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마지막 날에는 월스트리트에서 '한국경제설명회(IR) 투자 서밋'을 주재하며 세계 금융 투자자들을 상대로 '코리아 세일즈'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한미 관세 협상은 별다른 진전 없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 이 대통령이 직접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논의를 진행했지만 3500억 달러(약 494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조성 방식을 두고 양국은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부는 경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최대한 미국 측을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9차 본회의에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대안)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5.9.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 대통령 앞에 놓인 국내 현안도 녹록지 않다.

여야 관계는 '강 대 강' 대치로 얼어붙은 상태다. 이 대통령이 여야 대표 간 회동을 계기로 조성했던 '협치 무드'는 이미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정부조직법 수정안 등의 처리에 반대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게 하락한 국정 지지율 회복도 시급한 과제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이 대통령 직무 평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5%가 현재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전주 대비 5%포인트(p) 하락으로 취임 후 최저치다.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진실 공방, 내란전담재판부 추진 등 여당 주도 사안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조 대법원장 청문회 개최와 내달 국정감사 운영위원회에서의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 증인 출석 여부 문제도 부담이다.

대통령실은 김 비서관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에 대해 "전통적으로 총무비서관의 경우 특별한 증언 사례가 아니면 증인이 아니라 배석 인원으로 알고 있다"며 "국회에서 논의해 결정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4%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bch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