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100일 '소통 의지'…단상 없애고 '눈높이 회견'

"한미정상회담서 언론과 한식구구나 느껴" …화합·국민통합 거듭 강조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현 손승환 임세원 홍유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150분 동안 언론과 문답을 이어갔다. 애초 90분으로 예정됐던 시간을 넘겨 총 21개의 질문을 소화했다.

지난 7월 3일 취임 30일 기자회견(122분, 15문항)과 비교하면 회견 시간은 28분 더 길어졌고, 질문 수도 6개 늘어난 21개였다. 대통령의 '직접 소통' 기조가 더욱 굳건해졌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이 대통령의 100일간의 활동 내용이 담긴 영상 시청에 이어 이 대통령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됐다. 대통령은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등 분야별 질문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회견장은 대통령이 앉는 곳에 단상을 없애고 기자들과 같은 높이로 맞춰 격의없는 소통을 강조했다. 배경에 걸린 포스터는 '기자의 펜'을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대통령실은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소통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회복을 위한 100일, 미래를 위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이 대통령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방미 경험을 언급하며 언론에 대한 친근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 당시를 회상하며 "제가 프레스 개글이라고 처음 듣는 현장에 여러분들이 같이해서 엄청나게 힘이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집안에서는 서로 지지고 볶고 싸울 수도 있지만 집안을 벗어나서 집안을 지키는 일에는 잠시의 갈등, 색깔의 차이를 접어두고, 일단 국익을 지켜낸단 측면에서 집안을 지키는 일은 같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갔을 때 여러분들이 딱 그런 모습을 보여주셔서 제가 너무 감동했다"며 "거기서 우리가 한식구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화합'과 '통합'의 의지를 특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부터 임기 마지막 날까지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매진하겠다"며 "앞으로 남은 4년 9개월은 '도약과 성장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0일은 어려움도 많았지만, 하나 된 국민과 함께라면 어떤 난제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거듭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었다"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회복력에 감탄하는 외국 정상들을 보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더욱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위대한 대한국민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끝으로 기자회견에 참여한 언론을 향해 "너무 어려운 환경이지 않냐"며 "다음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이 '살 만한 나라'라고 여겨야 아이를 낳고 미래를 꿈꾸며 행복을 기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세상을 만드는 데 여러분도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