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착오 지급 산업재해 요양비 환수 근로복지공단…권익위 "취소하라"

"중증 환자에게 공공기관 행정 과실·소홀 책임 전가는 가혹"

한삼석 국민권익위원회 사무처장. 2026.6.2 ⓒ 뉴스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민권익위원회는 근로복지공단 착오로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된 자에게 지급한 요양비를 환수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환수 결정'을 취소하고, 요양비 지급 시스템 정비를 제도개선하라고 의견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건설 현장에서 추락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어 하지마비 판정을 받고 2022년 9월부터 자가도뇨 카테터를 구입해 사용한 A씨에게 본인 부담 치료비(요양비)를 지원했다.

자가도뇨 카테터는 스스로 배뇨가 어려운 경우, 요도에 멸균 도뇨관을 삽입해 방광의 소변을 배출하는 도구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7일 A씨에게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됐는데 요양비를 착오 지급했다며 부당이득으로 환수를 결정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자가도뇨 카테터 구입 관련 요양비를 근로복지공단에서 지급받던 사람이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되면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가도뇨 소모성 재료 급여대상자로 등록해 건강보험을 통해 관련 요양비를 지급받아야 한다.

하지만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산업재해 요양이 2024년 5월에 종결됐음에도 올해 4월에서야 갑자기 착오 지급됐다며 요양비 449만 1000원을 환수 결정했다.

권익위는 A씨에게 고의·중과실의 귀책 사유가 없는 한 환수 결정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가 A씨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산업재해 요양이 종결됐는데 근로복지공단이 5회에 걸쳐 요양비 지급을 결정한 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급여대상자로 등록하기 전 기간에 대한 요양비는 건보공단에서 소급해 지급받을 수 없는 점, 회복할 수 없는 신체장해가 남은 중증 환자에게 공공기관 행정 과실 및 소홀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건 가혹하다고도 판단했다.

또한 권익위는 산업재해 요양 종결은 의료지원의 중단이 아닌 건강보험 체계로의 전환이므로 공적 보험체계 간의 전환 시 지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와 공공기관의 책무인 점 등을 이유로 요양비 지급 시스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표명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