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산선 공사 관리, 총체적 부실…지표침하·지하수위 기준 임의 완화
철도공사, 운행부적합 차량 폐차 않고 운행…국토부도 몰라
술 마신 기관사 발견 뒤 대처 미흡…결국 1호선 음주 운전
- 이기림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경기 안산·시흥·광명을 거쳐 서울 여의도를 잇는 광역철도 노선인 신안산선 공사 과정에서 총체적인 부실 관리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이 9일 공개한 '철도시설 안전관리 실태 점검'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지표침하와 지하수위 관리기준 등을 임의 완화 후 공사를 진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승인한 '신안산선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실시설계'에 따르면 지표침하나 지하수위 변화량이 기준치를 넘으면 공사를 중지하고 원인분석 후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나 시공업체는 3개 공구 지반이 최대 317㎜ 꺼지거나 233㎜ 솟아오른 것을 확인하고도 변동치를 모두 10㎜ 이내로 계측해 공사를 계속했고, 감리업체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지하수위 계측기준도 잘못 설정했다.
신안산선 터널 9개 공구 감리업체는 지표침하 관리기준을 임의로 완화했고, 사업시행자는 국토부 지적을 받고도 공기 지연에 따른 경제적 손실 우려 등을 이유로 지하수위 관리기준을 임의로 완화해 공사를 지속했다. 감리업체도 지하수위 계측빈도를 임의로 축소했다.
국토부는 사업시행자가 2021년 11월∼2023년 5월 지하수위 관리기준 임의변경사실을 보고하자 지표침하 발생 등 충분한 확인 없이 그대로 승인했고, 광명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는 연 1회 이상 실시해야 하는 계측관리 점검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국토부 장관에게 공사를 수행한 사업시행자, 시공건설업체, 감리업체 등에 대해 벌점부과, 영업정지, 고발 등의 조치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한국철도공사가 정밀안전진단 결과 운행부적합판정을 받은 철도차량을 폐차하지 않고 계속 운행해 철도안전을 위협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9∼2024년 총 1651칸의 철도차량 정밀안전진단을 한 결과, 화물열차 27칸이 운행 부적합(폐차대상)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업무담당자들은 부적합 통지를 받고도 필요 조치를 하지 않았으며, 국토부도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 결과 폐차대상 화물열차 5칸이 총 22회 운행(총 1224㎞)되는 등 철도안전에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철도공사는 국토부 사전승인 없이 철도차량 정비조직 인력을 임의변경했으며, 철도차량 부품분해 정비주기 등도 임의변경했다.
지난해 3월 19일에는 1호선 동인천역에서 구로역 구간 철도차량을 운행할 기관사가 술을 마셨음에도 승무사업소 지도운용팀장은 음주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본사 소속 안전지도사는 부천역에서 음주감지기로 음주사실을 확인하고도 승무사업소에서 선처를 구하자 자체조사를 요구한 뒤 현장을 이탈해 처벌불가 상태를 초래한 사실도 확인됐다.
또한 철도공사 등 철도운영자들이 철도안전법 등에 따라 철도사고 보고의무를 위반하고 있음에도 국토부는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등 관리·감독이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간(2022∼2024년) 철도 중대사고가 65건인 반면 같은 기간 철도운영자가 보고한 철도교통사상사고 건수는 3건에 불과했다.
이 기간 여객사상사고 발생 현황을 확인한 결과, 철도공사 등 12개 철도운영자가 이미 보고된 3건 외에 258건의 보고를 누락한 것이 확인됐다.
결국 최근 3년간 승강장 발빠짐 37건, 출입문 끼임 88건, 열차 내 넘어짐 133건이 있었으나 사고조사 및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유사사고가 반복되고, 사고원인 제공자에 대한 적정조치도 불가한 상황이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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