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류희림 '민원사주' 정황 있지만, 진술·물적 증거 없어 단정 곤란"

"아들 민원 인지하고도 심의·의결 참여한 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2025.10.23/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감사원은 류희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사주 의혹에 대해 "사적이해관계자 등에게 민원을 사주한 행위가 있었다거나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류 전 위원장의 아들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민원과 관련한 심의·의결에 참여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4일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의 민원사주와 은폐 의혹과 관련한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류 전 위원장은 2023년 9월 가족과 지인에게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록'을 인용한 보도를 심의해달라는 민원을 넣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의 가족, 지인 등이 동일시간대에 유사한 내용의 민원을 일시에 제기하는 등 민원사주 정황이 확인됐다"면서도 "민원인의 민원제출 경위 조사, 방심위의 업무처리 과정 확인, 류 전 위원장 등 관련자 PC 디지털포렌식 등 다각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나 민원을 사주했다는 진술이나 물적 증거가 확인되지 않아 민원사주 행위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다만 "류 전 위원장은 아들이 민원을 제기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해당 민원과 관련한 심의·의결에 참여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해충돌방지법 제5조 제1항 위반으로, 류 전 위원장에게 과태료 부과처분이 이뤄지도록 관할법원에 통보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방심위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감사원은 "류 전 위원장이 동생의 민원제출 사실을 부하직원으로부터 보고받고도 국회에서 여러 차례 위증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도 "부하직원에 대한 위증교사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가 2024년 10월 류 전 위원장을 위증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고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추가로 고발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방심위가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류 전 위원장의 이해충돌 사건을 송부받아 자체감사를 실시하면서 사실관계 규명에 필수적이며 수집 가능한 증거자료인데도 수집·조사하지 않은 채, 감사결과를 '판단 불가'로 도출하는 등 자체감사를 부실하게 수행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류 전 위원장이 본인을 비판한 직원 등에게 사실상의 보복행위를 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위법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