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무보·수은 담보 해제 부실 적발…850억원 손실 초래
장기용선계약 미확보 상태서 핵심 담보 풀어줘
5년간 수출신용보증 평균 손해율 579%…관리 부실
- 김지현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감사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와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초국적 기업의 신용만 믿고 대출 핵심 담보를 충분한 검토 없이 해제해주면서 약 5900만달러(850억 원 상당) 손실을 초래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13년 미국의 한 석유시추회사는 국내 조선기업과 체결한 심해용 시추선 3척 건조·수출 계약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에서 3억4000만달러, 한국무역보험공사가 보증한 상업은행 대출 3억4000만달러 등 대규모 선박금융을 실행했다.
당시 대주단은 장기 용선계약 체결을 대출 인출 조건으로 걸고, 선박 3척의 소유권과 용선료를 대출 만기까지 공동담보로 설정했다. 선박 인수 후 임대료로 원리금을 상환하는 구조상 담보 유지가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같은 해 해당 기업은 선박 한 척의 장기 용선계약이 지연되자 단기 용선계약과 장기계약 의향서를 제시하며 1억1000만달러 인출을 요청했고, 무보와 수은은 이를 그대로 승인했다. 이듬해에는 조기 상환을 조건으로 일부 선박의 공동담보 해제 요청까지 받아들였다.
결국 장기계약이 불발되고 유가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겹치면서 원리금 상환이 중단됐고, 보증·대출 사고로 이어져 2023년 5900만달러의 손실이 확정됐다.
반면 해당 기업은 기업회생 절차를 거쳐 흑자로 전환한 뒤 2024년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시추선을 투입해 8000만달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이를 두고 "초국적 기업의 신용만 믿고 담보 유지 등 리스크 관리에 소홀해 대규모 손실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보의 구조적인 보증 관리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5년간 수출신용보증 평균 손해율이 579%에 달했는데, 이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손해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국회가 2020년부터 신용정보 공유를 요구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아, 신보·기보가 보증을 거절한 기업을 무보가 그대로 인수하면서 398개 기업에 대해 1349억 원을 대신 갚는 상황까지 발생했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아울러 임금체불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보증을 제공해 15개 기업에서 59억 원 상당의 보증 사고가 발생하는 등 기본적인 심사·사후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무보와 수은에 대해 대규모 금융계약 변경 승인 시 담보 유지 여부를 철저히 검토하도록 주의 요구하고, 보증 심사 강화와 기관 간 신용정보 공유 체계 구축을 통해 손실 구조를 개선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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