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방선거 겨냥하나…'신당론' 솔솔, 민주 "대비해야"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후보의 정치재개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안 전 후보 측으로부터 '안철수 신당' 창당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에 체류 중인 안 전 후보는 지난 대선 투표 당일 출국하면서 국민들의 지지에 "보답할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겠다"며 정치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따라서 귀국과 함께 어떤 형태로든 정치행보를 재개할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안 전 후보 측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노린 창당론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가 독자세력을 구축해 창당에 나설 경우 야권의 급속한 재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민주통합당 내에서는 이에 대비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안 전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았던 금태섭 변호사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방침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어떤 형식으로든지 조직을 만들 것"이라며 창당론에 힘을 실었다.
금 변호사는 창당론의 배경에 대해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정당의 중요성을 실감했다"며 "캠프에 있던 많은 분들이 신당 창당, 혹은 다른 여러가지 방안으로 정당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하지만 창당론이 안 전 후보 측 내부적으로 공감대가 이뤄진 것은 아니고 각자 자유롭게 생각하는 과정에 있음을 밝히면서 신당창당의 구체적 방안과 시기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신당창당을 언급하기에 이르다는 금 변호사의 얘기는 앞으로 적절한 시기가 오면 2014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창당론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안 전 후보 캠프 정치혁신포럼에서 자문위원을 맡았던 정연정 배제대 교수의 '안철수 신당' 출연과 관련된 설명도 맥을 같이 한다.
정 교수는 최근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정당이라고 하는 것은, 창당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선거주기하고 연동이 돼 있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장 4월과 10월 보궐선거에 맞춰 신당 창당을 하는 것은 어렵고 앞으로 지방선거라든지, 국회의원 선거일정이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선거에 임박해 너무 급하게 창당이 돼서 승리하지 못하면 평가를 받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일정을 고려해서 봐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창당하는 것이) 승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급하게 창당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신당의 성격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 대전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당에 대해 "중앙당 조직을 최소화하고 분산형 지역 시·도당 조직을 만드는 새로운 정당조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 전 후보 측에서 신당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지난 대선기간 안 전 후보를 통해 표출된 새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여망이 대선 후에도 식지 않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또 안 전 후보 측은 안 전 후보를 통해 새 정치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 또한 여전하다고 믿고 있다.
코리아리서치가 지난달 28~2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임의전화걸기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7%)를 실시한 결과 안 전 후보의 정계복귀 방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2.4%가 민주당에 합류하기 보다는 새로운 신당을 창당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으로 입당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9.2%에 불과했다. 모름·무응답은 28.4%였다.
민주당의 전통적 기반인 광주·전라 지역에서도 안 전 후보가 신당 창당을 통해 복귀해야 한다(48.8%)는 응답자가 입당해야 한다(29.0%)는 응답자보다 많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조차 신당 창당 지지가 50.7%로 민주당 입당(37.9%)보다 높았다.
이 같은 여론 때문인지 민주당에서는 안 전 후보 측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안 전 후보가 내년 지방선거가 아니라 10월 재보선에 후보를 내고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만들 경우에 대비해 내년 1월 안철수 신당과 통합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지방선거를 치를 수 있는 힘을 확보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내년에 다시 치러야 한다는 신당대비론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민주당 홍보전략본부장인 민병두 의원은 지난 2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안 전 후보가 10월 재보선에 후보를 내세울 텐데 단일화를 안 해서 둘 다 지면 당 지도부 교체 주장이 나올 것"이라며 "(정치 일정과 합당 여부 등) 난관을 예상할 때 새 지도부는 이번에 중앙위원회의에서 선출해 내년 1월(한명숙 전 대표 잔여임기)까지만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신당'에 대비하기 위해 이번에는 전당대회를 치르지 말고 중앙위에서 지도부를 뽑고 안철수 신당이 출현한 이후에 그 때의 상황을 반영해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달 30일 당내 초·재선 의원들이 주최한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도 "안 전 후보 측은 10월 재보선에서 분명히 후보를 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신당을 만들 것"이라며 "안철수 신당의 출현은 민주당에게 큰 시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기춘 원내대표는 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안철수 신당은) 지나친 걱정이고 지금 거기까지 생각할 경황이 없다"면서도 "우리가 혁신하고 환골탈태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게 되면 안 전 후보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민주당에 자연스럽게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 "새로운 정당이 만들어지고 (안 전 후보 측이)보궐선거에 나간다고 하는 것에 지금부터 미리 추상적인 방법을 통해서 대답을 하거나 대비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cunj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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