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각 계파,구당권파 결별위해 독자적 움직임..지지기반 와해 양상

참여당계·진보신당 탈당파·민주노총 모두 "이대로는 안된다"

통합진보당 이석기ㆍ김재연 의원 제명안이 부결된 후 당내 각 계파별로 분당설이 나오는 등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 의정대표단이 텅 비어 있다. 2012.7.3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제명안 부결 사태로 인해 통합진보당 내 혁신파와 구당권파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구당권파를 제외한 나머지 계파들이 구당권파와의 결별을 위한 독자적인 움직임을 모색하고 있으나 당의 지지기반은 와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4·11 총선 때 10%대를 기록했던 당 지지율이 4%대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내부 분열이 현실화 된다면 지지층의 추가적인 이탈도 우려된다.

구당권파에 이어 당내에서 두번째로 큰 세력인 국민참여당계 인사들이 가장 앞장서서 독자적 움직임을 가시화하고 있다.

참여당계 유일의 국회의원인 강동원 의원도 30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구당권파를 제외한 당내 모든 주체가 이번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 부결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탈당 후 창당으로 로드맵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것"이라고 밝혀 신당 창당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강 의원은 "국회의원은 종류에 관계없이 헌법기관으로 존중받아야 하는 만큼 세분의 (혁신파) 비례대표 의원(박원석, 정진후, 서기호)의 거취에 대한 의사는 존중하겠다"면서도 "이미 탈당이 시작됐고 이런 탈당이 이어지면 분당이 되는 것"이라고 말해 탈당을 막지 않을 뜻임을 밝혔다.

앞서 참여당계 전·현직 간부와 당원 250여명은 지난 29일 대전 중구 기독교 봉사회관에서 긴급 토론모임을 가진 뒤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현재의 통합진보당으로는 야권연대도 정권교체도 불가능하다"며 "진보혁신과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해 당 안팎을 아우르는 다양한 모색을 바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천호선 최고위원은 "현재의 통합진보당에 대한 혁신가능성은 포기했다"며 "새로운 정당의 창당을 포함한 모든 방안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혁신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은 "현실적으로 (구당권파와) 합의에 의한 분당도, 창당도 쉽지 않다"면서도 "다만 현재의 모습으로는 당내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당 안팎을 아우르는 모든 조직을 통해 혁신을 위한 논의를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당권파와 함께 하는 현재의 모습으론 당의 쇄신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에 창당이나 분당을 포함한 독자적인 움직임을 통해 혁신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통합진보당 창당의 3대 세력 중 하나인 진보신당 탈당파도 탈당이나 분당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구당권파와의 결별 및 당 쇄신방안을 모색 중이다.

진보신당 탈당파인 노회찬 의원은 30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당이 존망지추(存亡之秋, 사느냐 죽느냐의 중대한 시기)의 상태에 돌입했다"며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갈 지에 대한 논의의 자리가 자연스럽게 생겨나고 있으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이미 여러 차례 모여왔고 오늘만 해도 몇 차례 모임을 가질 정도로 많은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며 "몇 시간 안에 결정될 성질의 문제는 아니지만 몇 달동안 할 논의도 아니다"라고 말해 조속한 해결책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음을 피력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진보정당의 최대 지지기반이 돼온 민주노총도 지난 5월 17일 중앙집행위에서 결정한 통합진보당 '지지철회' 입장을 거듭 분명히 하면서 선 긋기에 나섰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3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6월말까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 이뤄진다면 지지철회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재검토할 이유가 없다"며 "지금의 통합진보당은 민주노총의 지지를 받는 정당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통합진보당 관련 다른 모든 정파의 압박을 받아 사면초가의 형국을 맞은 구당권파는 "분당은 없다"면서 당 분열을 막겠다는 뜻을 밝혔다.

구당권파인 김미희 의원은 "당원들 간 의견을 나누는 것은 자유이지만 함께 당헌·당규를 만든 만큼 당을 함께 운영하기로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이미 결정난 사안을 번복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문제에 있어서는 원하는 부분을 대화로서 풀어나가야지, 일방적인 움직임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분당과 관련한 논의에는 절대 응할 수 없으며 당원 개인의 탈당은 어쩔 수 없으나 집단적인 탈당은 바짓가랑이를 붙잡고라도 막겠다"며 "앞으로의 현안을 해결함에 있어서 함께 하자"고 권유했다.

구당권파인 이상규 의원도 "혁신파인 강기갑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됐지만 구당권파는 누구도 탈당하지 않고 당직 선거결과를 수용했다"며 "이번 의원총회 결과가 원하는 바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탈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진보의 큰 틀에 대해 모두 동의하고 당을 창당한 만큼 싸우더라도 당 안에서 싸워야 한다"며 "진보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때론 경쟁하고 싸우더라도 함께 가는 것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참여당계 인사들은 이런 구당권파의 태도에 보다 깊은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천호선 최고위원은 이상규 의원이 이·김 두 의원의 제명안 부결 후 '비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고 한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제명안 부결 후 당을 버리고 당원들도 혁신 가능성을 잃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본다"며 "굉장히 무례하고 안이한 생각"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동원 의원도 제명안에 무효표를 던진 김제남 의원의 '이제 화합이 가능해졌다'고 말한 것과 관련, "혁신을 위한 제명을 부결해놓고 화합을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30일 오전까지 탈당과 당비납부정지를 신청한 당원 수가 3000여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진성당원 5만8000여명 중 참여당계 당원 8000여명과 민주노총 소속 당원 3만5000여명들이 앞으로 탈당 러시를 이룰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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