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인선'이 건드린 檢개혁 갈등…범여권 공개 충돌로 확전

李 "정치적 유산·사심 안돼"…김용민·혁신당 반박
김민석 "당에서 제어할 때"…與 내부선 "이제 멈춰야"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중수청이 개청한 2일 오후 입장 발표를 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10.2 ⓒ 뉴스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장성희 기자 = 검찰개혁을 둘러싸고 누적돼 온 범여권 내부의 갈등이 공개 충돌로 번지고 있다.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공방 속에 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 유산'과 '사심'까지 거론하며 강경파를 직격했다. 이에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면서 감정의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검찰개혁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지 특정 개인들의 정치적 유산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모두가 함께 노력해 만든 성과를 독차지해 보겠다고 다른 이들의 노력을 무용하다거나 심지어 장해라고 폄훼하는 것은 더더욱 옳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수사·기소 분리라는 검찰개혁의 과제는 법률에 의해 제도적으로 완성됐다"며 "만에 하나라도 검찰개혁을 빙자해 사심으로 인사와 구체적 수사·공소 업무까지 좌지우지하려 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여권 강경파의 지명 철회 요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별도의 글에서는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범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의 과거 입장도 직접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혁신당은 물론 검찰개혁 주장자 대부분이 법무부 내에 수사담당 중수청, 기소담당 공소청을 두자고 했다"며 "그러나 이 정부는 수사·기소를 중수청과 공소청으로 분리하되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에 배속시키는 것으로 한걸음 더 나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이분들의 입장을 바꾼 보완수사권 박탈 주장도 관철됐다"면서 "검찰개혁의 본질인 수사·기소 분리는 보완수사까지 금지될 만큼 이제 완성됐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과거 입장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자 당사자들 사이에선 반발이 이어졌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SNS를 통해 "중수청을 법무부에 두는 방안이나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방안을 제시한 적이 없다"며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 상호견제가 개혁 성공의 핵심 장치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세종에서 열린 민원 혁신 사례보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10.2 ⓒ 뉴스1 이재명 기자

추미애 경기지사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해 온 추미애 경기지사는 "검찰개혁이 드디어 9부 능선을 넘으리라 기대한 때에 도리어 등 뒤에서 다시 총알이 날아와 이런 것을 구구절절 되짚어야 하는 날이 오리라는 것을 상상조차 못 했다"며 "내가 바보다. 시절이 수상하다"고 SNS에 적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와 혁신당 사이에서는 반박과 재반박이 이어지며 공방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 청와대가 혁신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관련 입장이 달라졌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혁신당은 이날 다시 "청와대가 정치적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정치행위에 나선 점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맞받았다.

임명희 혁신당 대변인은 "혁신당이 검찰개혁 선봉정당으로서 쌓아온 노력을 입장 번복 프레임에 가둬 정부의 그간 발생했던 검찰개혁 혼선과 억지로 키를 맞추는 것이 과연 국정운영과 대통령에게 어떤 도움이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본질적 의도가 행여 민주개혁 진영의 개혁 블록을 흔들려는 속내라면 이는 대단히 위험한 정치행위"라고 했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공개 공방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당 유튜브 방송 '민티07'에서 "원래 검찰개혁을 강하게 주장했던 목소리에서 요구하던 부분들을 대부분 채우고 더 나간 부분들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민생개혁에 집중해야 할 시점에서 과한 요구나 주장으로 진영 전체의 대열과 전선, 대통령 리더십 자체에 대한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면 당에선 이제 제어할 때도 됐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송치용 신임 사회민주당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2026.10.6 ⓒ 뉴스1 유승관 기자

민주당 한 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김 후보자와 관련된 의혹들 대부분이 해소됐는데 아직도 남은 감정의 찌꺼기를 가지고 비난만 일삼는 것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취지로 받아들인다"며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청문회를 통해 검증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계속 관여하고 비난하기보다는 공식적인 소통 통로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가 연일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데 대해서도 "멈춰야 한다"며 "그렇게 할 만큼 자기주장을 다 했는데 더 나올 것도 없으면 지켜봐야지 언제까지 계속할 것이냐"고 했다.

당 중진 이광재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범여권 내 공방에 대해 "여권에 부담이 되는 것"이라며 "조금 더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조속히 열어 중수청을 안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iminalli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