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서지 않는 용혜인…거취 놓고 깊어지는 여권 셈법

주말 자진사퇴 가능성 낮아져…여론 향배 남은 변수
인사청문 뒤 임명 강행도 부담…이혜훈처럼 철회 전례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9.11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김세정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인사청문회 완주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거취를 둘러싼 여권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용 후보자의 자진 사퇴 가능성은 낮아진 가운데 대통령의 지명 철회부터 청문회 이후 임명까지 선택지에 따른 정치적 득실에도 관심이 쏠린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전날(10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법률이 허용하고 있다며 비례대표에게만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도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억측과 악선동에 휩쓸리는 경향이 벌어진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용 후보자가 이처럼 물러설 뜻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여권은 자진 사퇴가 논란을 가장 빠르게 매듭지을 수 있는 선택지로 보고 있다. 용 후보자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할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하는 데 따른 부담을 피할 수 있고 청문 정국의 불확실성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용 후보자가 공개적으로 인사청문회 완주 의지를 밝히며 물러서지 않은 만큼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용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하는 카드가 있다. 부정적인 여론에 대응하면서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까지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는 상황에서 민주당으로서도 청문 정국의 부담을 하나 덜고 김 후보자 대응에 당력을 집중할 여지가 생긴다.

지명 철회에 따른 부담도 만만치 않다. 직접 지명을 거둬들이는 것이 결과적으로 인선이 잘못됐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역시 이를 고리로 이 대통령의 인사 판단과 청와대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책임론으로 공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청와대가 다음주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검토하고 있어 이번 주말 동안의 여론 흐름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사청문회까지 판단을 미룰지, 그 전에 거취 문제를 정리할지를 놓고 여권의 판단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일단 인사청문회에서 용 후보자의 소명을 들어본 뒤 판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의겸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서 "여론이 대단히 안 좋게 흘러가고 있는 걸 너무 잘 알고 있다"면서도 "청문회에서 본인 해명과 소명까지는 들어봐야 하는 게 아닌가. 그래야 최종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반면 용 후보자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기헌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말 억울하더라도, 부당하다고 느끼더라도 낮은 자세로 국민께 설명하고 또 그것이 부족하면 자기가 자리도 내놓는 각오가 있어야 공직자를 할 수 있다"며 "어제 보인 모습은 국민에게 '내가 화가 많이 났어. 나는 억울해'라고 자기 주장만 한 것 같아 대단히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인사청문회 전까지 거취가 정리되지 않는다면 이후 선택지는 청문 결과와 여론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용 후보자가 주요 의혹을 해소하고 여론을 돌려세운다면 이 대통령이 임명에 나설 명분을 확보할 수 있다.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임명을 강행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가장 큰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사 논란까지 장기화할 경우 국정 운영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추가 의혹이 불거지거나 여론이 더욱 악화하면 국회에서 부적격 의견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이 대통령이 청문 결과를 토대로 임명을 재고하는 선택지도 열려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마친 뒤에도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자 지명을 철회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국민적 평가를 살펴본 결과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지명 철회 배경을 설명했다.

용 후보자 역시 인사청문회까지 논란이 계속된다면 각종 의혹을 얼마나 해소하고 돌아선 여론을 설득할 수 있을지가 향후 거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6.9.10 ⓒ 뉴스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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