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헛나왔다" 박근혜 농담에 폭소…국힘 연찬회 달군 50분

"먼저 포기하면 국민도 포기"…단합·신뢰 당부
사인 요청한 청년들에 "제 젊었던 시절이네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치고 연찬회장을 나서고 있다. 2026.8.27 ⓒ 뉴스1 황기선 기자

(고양=뉴스1) 박기현 조유리 기자 = 전직 대통령으로는 이례적으로 의원 연찬회를 직접 찾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행사장에 들어서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로 맞았다.

전직 대통령의 이례적인 연찬회 방문에 의원들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고, 연설 도중에만 박수가 15차례 터지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여전한 존재감을 실감케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찾았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대구 달성 사저를 예방해 참석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도착부터 퇴장까지 50분 남짓의 방문 내내 의원들의 극진한 예우가 이어졌다.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이 도착하기 5분쯤 전부터 엘리베이터 앞에 도열해 기다렸다. 장동혁 대표와 정 원내대표는 기다리는 동안 연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악수하며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27 ⓒ 뉴스1 황기선 기자

오후 4시 3분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나오셨어요?"라며 장 대표와 악수했고, "제가 좀 일찍 왔다"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와 악수하면서는 "또 뵙네요"라고 인사를 건넸다.

박 전 대통령은 곧장 대기실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의 도착 소식을 들은 박대출 의원은 그와 인사하기 위해 대기실 앞을 떠나지 않고 서 있었다.

20분 뒤 대기실을 나선 박 전 대통령이 꾸벅 인사하며 악수를 청하는 박 의원에게 웃으며 "어떻게 나오셨어요?"라고 화답했다.

남색 상의에 베이지색 바지 차림의 박 전 대통령이 오후 4시 24분 지도부와 함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의원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박 전 대통령이 "안녕하십니까. 박근혜입니다"라고 첫인사를 하자 힘찬 박수와 함께 곳곳에서 환호성이 나왔다. 일부 의원은 휴대폰을 꺼내 박 전 대통령을 촬영하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27 ⓒ 뉴스1 황기선 기자

박 전 대통령은 연설 도중 오른손을 들어 올리며 발언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미동 없이 경청하다가 박수가 나올 때면 미소를 띤 채 힘껏 손뼉을 쳤다. 정 원내대표도 두 손을 테이블에 올린 채 귀를 기울였다.

연설 도중 말이 꼬이는 순간도 웃음으로 넘겼다. 박 전 대통령은 "소수당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먼저 포기하면 여러분도…"라고 말하다 잠시 멈칫한 뒤 "지금 말이 조금 헛나왔다"며 웃었다. 좌중에서도 웃음과 박수가 쏟아졌다.

박 전 대통령은 여유 있게 "그 부분을 다시 바로잡으면서 말씀드리겠다"며 "소수당이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먼저 포기하면 국민도 여러분을 포기할 것"이라고 다시 말을 이었다.

연설의 골자는 단합과 신뢰였다. 박 전 대통령은 "소수일수록 뭉치고 단합해야 한다",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내부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고 했고, "어려운 때일수록 지도부를 중심으로 일치단결해서 나아가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거론하며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은 국가안보에 있어 정부·여당보다 더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지도부 중심"을 말할 때는 일부 쇄신파 의원은 동의하지 않는 듯, 헛웃음을 짓기도 했다.

연설을 마치며 박 전 대통령이 "제가 여러분을 믿고 가도 되겠죠"라고 묻자 의원들은 "네"라고 답치며 박수를 쳤다.

연설 후 단체 사진 촬영에 앞서 의원들이 앞다퉈 악수를 청하면서 박 전 대통령이 선 자리 주변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27 ⓒ 뉴스1 황기선 기자

사진 촬영 도중에는 박 전 대통령이 뒤에 선 임이자 의원이 자신에게 가려지지 않을까 걱정을 건네자,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행사장을 나서는 길에는 대기하던 청년들이 박 전 대통령의 과거 사진을 내밀며 사인을 요청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사인에 응하며 "여기는 지워질 것 같은데"라고 농담을 던졌고, "감사합니다. 제 젊었던 시절이네요", "이땐 얼굴이 많이 부었네요"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까지도 박 전 대통령과 악수하기 위한 의원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오후 4시 50분쯤 박 전 대통령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지도부는 문이 닫힐 때까지 일제히 고개를 숙이며 "건강하십쇼"라고 외쳤다.

masterk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