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전대 '4파전'으로…과거 파묘부터 룰 공방까지 치열한 신경전

'김민석·송영길·고민정·정청래' 당권 경쟁 본격화
'자기 정치' '과거 파묘'로 초반부터 네거티브 우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전 대표, 김민석 전 총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7.3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목포=뉴스1) 이기림 남해인 기자 =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가 사실상 4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후보 등록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선호투표제 등 당대표 선출 방식이나 '자기 정치' 발언, 후보 간 과거 '파묘 논란' 등을 중심으로 계파 갈등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8월 17일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진행될 당대표 선거에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 정청래 전 대표, 고민정 의원이 나설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지난 6일, 송 전 대표와 고 의원은 이날 출마를 선언했고, 정 전 대표는 출마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다만 이번 주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대표 선거가 사실상 4파전으로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대결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특히 선거 방식을 둘러싼 신경전이나 과거 문제를 파묘하는 등 선거 초반 논란을 증폭시키며 당내 갈등을 과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당대표 선출에 선호투표제 방식을 적용하기로 한 것을 두고 친청(친정청래)계의 반발이 쏟아졌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으로 무효"라고 지적했고, 문정복 최고위원은 "선호투표 적용 시 당헌·당규 위반이 될 소지가 있고 17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하는데 당헌·당규를 개정하면서까지 전당대회 룰을 바꾸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다"고 전준위 결정에 반기를 들었다.

정청래 전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당헌 당규를 위반하면서 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며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어서 현명히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결국 친청계의 거센 반발에 이날 오후 선호투표제 문제를 재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정 전 대표의 핵심 공약이었던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나, 순회경선 일정을 충남에서 시작해 대전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이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하다는 지적 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된 바 있다. 검찰개혁 문제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도 후보 간 공방 주제로 떠올랐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성윤 최고위원의 모두 발언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 2026.7.8 ⓒ 뉴스1 유승관 기자

당내 갈등은 당대표 후보 간의 '과거 파묘 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김 전 총리에게 "윤석열 계엄 해제 국회 표결 때 '감기약을 먹고 자는 바람에 불참했다'고 했는데 그 감기약 성분이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민의힘에서 누가 얘기하나 생각했다"며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라고 경고했으나, 이 최고위원은 전날 또다시 "국민과 당원은 더 궁금해한다"며 재차 공격했다. 이날도 "왜 계엄해제 표결에 불참하게 됐냐"고 연이어 공격했다.

송 전 대표는 정 전 대표를 겨냥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등을 져 장례식에 참석도 못 했다'고 주장했다가 사과한 데 이어, 정 전 대표가 노 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할 당시 반대의 선봉에 섰다고 주장하며 '적통성' 논란을 이어갔다.

해당 논란에는 김 전 총리의 약점으로 꼽히는 후단협(2002년 대선 전 노무현 후보에게 정몽준 후보로의 단일화를 촉구한 후보단일화협의회) 사태도 다시 불거졌다.

다만 김 전 총리는 지난 1일 JTBC '이가혁 라이브'에 출연해 "과거에 제가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린 바도 많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이 집필한 자서전에도 김 전 총리의 행보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충정에서 한 것'이라고 정리된 바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자기 정치' 공방도 핵심 이슈로 떠올랐다. 김 전 총리가 출마선언에서 '자기 정치'라는 표현을 사용해 정 전 대표를 비판한 이후 후보 간 갈등은 물론 계파 간 갈등으로 격화한 상황이다.

김 전 총리는 전날 정 전 대표가 본인을 향해 "현직 국무총리가 TPO(시간·장소·상황)에 맞지 않게 '당대표 로망' 발언을 함으로써 평지풍파를 일으킨 것이 대표적 자기 정치 사례"라고 반박하자, 이날 오전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그 정도가 제게 지적할 수 있는 유일한 '자기 정치'의 사례라면, 저는 '자기 정치'를 거의 안 했다고 평가해 준 것이어서 감사하다"고 꼬집었다.

초반 빅3를 중심으로 상호에 대한 견제가 심해지자 자칫 선거가 정책 대결에서 벗어나 네거티브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고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을 통해 "낙인찍기와 멸칭의 언어를 거두고 상대를 인정하고 소통하며 대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며 "우리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lgir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