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건강이상" "이러니 조롱받지"…생중계된 국힘 최고위 '자중지란'
김재원 '이철우 사법리스크' 맹공·양향자 '공천 지연' 폭발
장동혁 "절제 필요" 경고…정점식 "제도 허점" 사과
- 박기현 기자, 손승환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현 손승환 기자 =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9일 일부 참석자들의 6·3 지방선거 공천을 둘러싼 성토장으로 변질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북도지사 본경선 상대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겨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고,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양향자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를 향해 공천 결정을 서두르라고 공개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가 즉각 공개 경고에 나서는 등 당내 자중지란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철우 후보가 개인의 인권 유린 의혹을 보도하려는 지방 인터넷 언론사를 입막음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보조금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보도를 막기 위한 목적으로 지급한 것을 기부 행위로 보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역시 검찰에 송치돼 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만약 이철우 후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민주당의 파상 공세를 받을 것"이라면서 "최후의 보루인 경북도 절대 안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비경선 후보 4명의 명의로 이철우 후보의 건강 문제 검증을 중앙당에 요청한 사실도 공개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3월 19일 예비 경선 마지막 날 예비경선 후보 4명이 연명하고, 최경환 예비후보가 제기한 검증 요구서에는 이 예비후보에 대한 심각한 건강 문제를 중앙당에 검증하고 발표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동안 경북지사 경선 일정을 이유로 회의에 줄곧 불참해 온 김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참석한 것은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이다.
최고위원회의는 당의 공식 의사결정 기구이자 대외적으로 생중계되는 공개회의다. 당론을 조율하고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임에도, 이날 회의에서는 경선 출마자인 최고위원들이 경쟁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건강 문제를 거론하고 공관위 결정을 정면 비판하는 이례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양향자 최고위원 역시 경기도지사 공천 지연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양 최고위원은 경기지사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 공관위는 신청한 후보들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 탓에 장기간 보류 상태에 놓여 있다.
양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경기도지사 경선이 끝나 추미애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며 "국민의힘 경기지사 공천 신청자 2인은 이미 한 달 전에 공관위 면접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렸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명도가 있어야 한다, 기업인을 찾는다, 반도체 전문가를 찾는다, AI 전문가가 좋겠다고 하는데, 30년 글로벌 기업인이자 반도체 엔지니어이고 당이 임명한 반도체·AI 첨단산업위원장을 두고 이 무슨 괴이한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삼성 임원 출신 후보를 찾는다는데, 양향자는 삼성 임원이 아닌 어디 다른 데 임원이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 최고위원은 추가 공모 신청이 예상되는 조광한 최고위원이 '경선에서 이기면 개혁신당에 후보를 양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한 점도 거론하며 "이게 이기는 공천이냐, 이게 전략이냐"며 "이런 패배주의와 비상식 때문에 정청래 (민주당 대표) 따위에게 '니들은 아예 후보도 내지 마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도부를 향한 거친 항의와 경쟁자를 향한 네거티브가 여과 없이 노출되자, 지도부는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가 종료되기 전 마이크를 잡고 "설령 공천 과정에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해도 그동안 당을 위한 길을 걸어온 분들이라면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절제와 희생도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당헌·당규 개정 특위에서 단체장 후보로 공천을 신청하는 즉시 최고위에서 사퇴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겠느냐는 안이한 인식하에 그런 규정을 두지 못한 점에 대해 당헌·당규 개정 특위 위원장으로서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master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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