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대신 흰 점퍼' 국힘 후보…당 거리두기 '2018어게인'
갤럽 19%·NBS 18%…선거 두달 앞 지지율 10%대
오세훈 "빨간 점퍼 입게 해달라" 박수민 "변화 필요"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선거를 6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에 머무르면서, 공천을 신청한 예비후보들조차 당과 거리를 두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당대표 지원 유세에 사실상 선을 긋는가 하면, 당색인 '빨강 점퍼' 대신 '흰 점퍼'를 입는 모습까지 등장했다.
27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9%를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7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다시 10%대로 내려앉았다. 전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18%를 기록하며 한 달 넘게 10%대에 머물고 있다.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논란과 징계, 공천 파동 등 내홍 여파로 지지율 침체가 이어지면서 현장에서는 당 간판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후보들의 '당과 거리두기'는 더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중도층이 승부를 가르는 서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SBS라디오에서 지도부를 향해 "빨간색 입고 싶다. 입게 해 달라"며 노선 변화를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지금 장 대표의 노선으로는 지원 유세가 부담스럽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오 시장은 중앙당 선대위와 별도로 서울시 차원의 중도 확장 선대위를 꾸리겠다고도 밝혔다.
범당권파로 분류되는 서울시장 예비후보 박수민 의원도 전날 SBS라디오에서 장 대표 지원 유세 여부에 대해 "실무형 선대위를 짜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장 대표가 나쁘다기보다 노선이 확장되지 못한 상태다. 확장이 느리다"며 "이번 선거는 진영 정치를 넘어서야 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배현진 서울시당위원장은 더 직설적이다. 그는 지난 25일 SBS 라디오에서 "수도권은 지금 예수님이 나와도 안 될 상황"이라며 "서울 모든 지역에 장 대표가 오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 또한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6일 예정됐던 지도부의 경기도 방문 일정이 전격 취소되면서, 지역에서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현장에서는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당색인 빨간색 대신 흰색 점퍼를 입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도의원 후보에 출마한 강경문·강재섭·김지은 예비후보는 흰색 점퍼에 기호와 이름만 크게 넣고, 당 로고와 당명은 작게 새겼다.
경기도와 서울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진다. 송경택 경기도의원 예비후보와 김건우 성남시의원 예비후보는 당명을 등판 아래 작게 표기했고, 도봉구 지역구의 이은림 서울시의원은 흰 조끼에 이름과 기호만 적었다.
텃밭 대구에서도 이런 현상이 확인된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추경호 의원이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보면, 추 의원은 대구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방문했을 때 흰 점퍼를 입은 채 빨간 목도리만 매고 있었다. 21일 대구 서문시장과 18일 대구 반월당을 방문했을 때는 빨간 목도리도 없이 흰 점퍼만 입고 있었다.
당 간판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표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확산된 결과다. 한 영남권 의원은 "대구·경북(TK)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왜 계속 싸우냐'는 반응이 많다"며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후보들이 당을 숨기는 모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치러진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자유한국당 후보들은 당명과 당색을 드러내지 않은 채 유세에 나섰다. 당시 홍준표 대표가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정작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홍준표 패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