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장 요청 '개헌특위' D데이…野 반대에 투표까지 험로

與 "선거·국민투표 동시" 野 "선거 이후 논의 가능"
야당 협조 없이 '개헌안 입법' 어려워…난관 예상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개헌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승환 김일창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까지 개헌안 마련을 위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를 구성해 달라고 여야에 요청했지만 개헌 추진 시기를 둘러싼 양당 간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이날도 개헌 특위 구성이 사실상 어렵지 않겠냐는 관측이 많다.

특히 우 의장과 더불어민주당의 제안대로 '6·3 지방선거 때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여야 합의에 따른 조속한 개헌특위 구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여야 대립 국면이 이어져 향후 국민투표에 이르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지도부는 개헌 자체에 대해선 이견이 없지만 국민투표 시점을 놓고 뚜렷한 시각 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은 우 의장의 제안대로 '6·3 선거와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야당은 '최소 지방선거 이후 개헌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3선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합의 가능한 최소 개헌부터 국회가 논의해야 한다"며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자는 방안도, 국민의 편의성과 사회적 비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초선인 채현일 의원도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해야 수천억 원의 혈세 낭비를 막을 수 있다"며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는 것이야말로 '진짜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금은 국회가 민생을 보듬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며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에 헌법 개정이라는 중차대한 국가적 과제에 관한 투표를 끼워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전날(16일) 뉴스1과 통화에서 "여당에서는 특위를 하자는데 우리 지도부는 지방선거 이후에 하자는 것 아닌가. 특위 구성 제안을 받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국회 개헌특위가 구성돼 개헌안을 발의해도,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200표의 찬성표가 확보돼야 한다. 여권 180표 이외에 국민의힘 의원 20명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한 셈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사법개혁 3법 등 쟁점 현안을 놓고 여야가 최근까지 격렬하게 대치해 왔던 만큼 국민의힘이 입장을 뒤집고 특위 구성에 전격 합의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지방선거 일정 촉박도 개헌 추진에 부담…4월7일 이전 개헌안 발의돼야

6·3 지방선거가 앞으로 80일도 남지 않아 일정이 촉박하다는 점도 개헌 추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헌법 130조는 국회는 개헌안을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 의결해야 하며, 국회 의결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규정됐다. 헌법상 대통령의 개헌안 공고는 20일 이상 이뤄진다.

이 같은 상황을 모두 종합하면 '지방선거·국민 투표'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선 우 의장 제안대로 오는 4월 7일에는 개헌안이 발의돼야 한다. 이후 5월 4일부터 5월 11일 사이에 국회에서 개헌안이 의결돼야 '선거·국민투표' 동시 진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 2월 국회에서 개헌 국민투표를 위한 선결 조건인 국민투표법 개정안(재외국민의 국민투표권 보장)이 통과되면서 국민투표의 길은 열린 상태다. 이후 우 의장이 지방선거·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직접 제안하고 국회의 계엄 통제권 강화, 5·18 헌법전문 수록, 지역균정발전 정신 등 세 가지를 먼저 개헌안에 포함하자고 하는 등 개헌을 위해 군불을 땠다.

우 의장은 전날(16일) 임미애 의원 등 일부 초선의원들을 의장 접견실로 불러 개헌과 관련한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초선의원들은 '개헌 추진하기엔 촉박하다' '이번에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야의 합의가 불투명한 데다 민주당 지도부도 개헌을 당면 현안으로 잡아 강하게 밀어붙이는 분위기가 아니라 우 의장의 개헌 제안이 당장 실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우 의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개헌, 이번에 시작하지 못하면, 앞으로도 어렵다"며 "12·3 비상계엄으로 온 국민과 모든 정치세력이 큰 고통을 겪었는데,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만드는 일이 시기를 택해야 할 일인가요? 할 수 있을 때 가장 빠르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개헌 특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mr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