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소원법 필버 13시간째…與 "기본권 보호" 野 "소송 지옥"(종합)

첫 주자 국힘 곽규택 "사법 체계 파괴"…한창민 "4심제 아냐"
이어 신동욱·김기표·김희정 찬반 토론…與주도 오후 처리 전망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6.2.26 ⓒ 뉴스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홍유진 이정후 김세정 기자 =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한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7일 현재 13시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국회는 전날(26일) 오후 열린 본회의에서 형법 개정안(법왜곡죄)을 처리한 뒤 헌재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헌재법 개정안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3법' 중 하나다. 법원의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한해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은 법안에 반대해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곽규택 의원이 첫 주자로 나서 전날 오후 6시 19분부터 토론을 시작했다.

곽 의원은 "한계를 정한 우리 헌법을 정면으로 위반해 만들어진 위헌적 법안이자 사법 체계를 파괴하는 법안"이라며 "더 심각한 문제는 시행됐을 때 국민을 끝없는 소송 지옥으로 빠뜨려 결국에는 법치와 인권을 무너뜨릴 수밖에 없는 매우 위험천만한 법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판소원제가 사실상 '4심제'와 같다면서 "민주당이 갑자기 밀어붙인 것은 대법원을 무릎 꿇리겠다는 것이다. 헌재 밑으로 대법원이 들어가라는 것"이라고 했다.

곽 의원은 오후 10시 5분 발언대에서 내려왔다. 뒤이어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이 찬성 토론 첫 주자로 나서 오후 10시 6분쯤부터 1시간 5분가량 발언했다.

한 의원은 "헌법소원은 3심에서 4심으로 넘어가는 새로운 심급이 아니다. 헌법과 헌법정신, 기본권 보장을 위한 새로운 첫 재판"이라며 "법원의 재판이나 사법 질서를 흔드는 게 아니라 헌법에 입각해 국민을 위한 마지막 심급 하나를 별도로 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소원의 경우 1987년 개헌 때뿐만이 아니라 1988년 헌재법이 제정된 때부터 중요한 논점이 됐고, 필요성이 언급된 바 있다"며 "이제 국민의 기본권을 온전히 지키는 헌법과 이에 상응하는 사법 제도를 우리 국민은 가질 때가 됐다"고 말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2회 국회(임시회) 제8차 본회의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재판소원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하기에 앞서 목을 축이고 있다. 2026.2.26 ⓒ 뉴스1 이승배 기자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오후 11시 13분쯤 두 번째 반대 토론 주자로 나서 3시간 21분가량 발언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이 내세운 3가지 (사법개혁) 법안은 당연히 부결시켜야 하는 것이 맞다"며 "민주당이 하는 걸 보면 우리 국민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서 벼랑 아래로 떨어트리는 걸 개혁이라고 이야기한다. 개악 중에서도 최악의 개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 법은 대한민국 사법 체계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법"이라며 "어떻게 본회의 상정 30분 전에 법을 고쳐서 법사위에 돌려보내지도 않고 뚝딱뚝딱 고쳐서 일방통행시킬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새벽에는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대에 서 1시간 6분가량 찬성 토론을 했다.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 사회를 맡았다.

김 의원은 "최근 대법원의 파기환송심 사례에서 보듯이 법원 역시 오류를 범하거나 정치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권력에 대해서는 마땅히 통제 장치를 둬야 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숙의와 공론화를 말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사법개혁을 늦추고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옳다는 모양새다.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후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이 이에 맞서 오전 3시 45분쯤부터 반대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사법 절차를 끝없는 정쟁과 불신의 늪으로 처박아 사법 정의를 실종시킬 것"이라며 "결국 돈 없고 백 없는 서민들만 끝도 없는 소송 지옥에 갇히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대통령 한 명을 위해 민주당 국회의원 162명이 혼연일체가 돼 입법권을 개인의 방탄용으로 써먹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헌재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결하고 곧바로 표결에 나설 방침이다.

이후 사법개혁 3법의 마지막 관문인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증원법)을 상정한다.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늘리는 내용의 법안으로 심리 충실성을 높이고,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증원은 법안 공포 후 2년이 지난 시점부터 매년 4명씩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반대 입장으로, 또다시 필리버스터로 맞설 예정이다.

민주당은 2월 국회 회기가 끝나는 3월 3일까지 하루에 하나씩 법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조직법 개정안에 이어 국민투표법 개정안, 전남광주통합특별법, 지방자치법 개정안, 아동수당법 개정안을 순차 상정한다.

cym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