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내부의적 1명" 한동훈 "날 찍어내라"…친윤도 우려

김종혁 중징계 당게 전초전…지선 앞 계파갈등 연일 고조
장동혁, 장예찬 등 우향우 인선…'불필요한 신호' 지적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장동혁 최고위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친한(한동훈)계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한 중징계 권고를 엄호하며 '내부의 적'을 언급하자, 당 안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조치가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구친윤(윤석열)계 인선이 잇따르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둔 당내 갈등의 골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18일 야권에 따르면 당무감사위원회가 지난 16일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2년 정지를 권고하고 윤리위 회부를 의결한 이후 당내 긴장감이 빠르게 고조되고 있다. 당 안에서는 이번 징계가 한 전 대표 당원게시판 사건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초 작업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원하는 게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징계하는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서 당을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반발했다.

장 대표는 전날 연탄 봉사활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밖에 있는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한 명이 더 무섭다"며 "해당행위를 하는 분들은 엄정한 조치를 취하고, 당이 하나로 뭉쳐서 싸우는게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당 안에서는 '내부의 적 1명'이 사실상 한 전 대표를 지칭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의 최근 행보를 두고도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개인 블로그에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들이받은 소는 돌로 쳐 죽인다"와 "불법행위에 대한 정의로운 응답은 두 배다. (…) 불의에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가 따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위원장은 '성경 구절일 뿐'이라며 정치적 의미 부여에 선을 그었지만, 당 안에서는 친한계를 향한 메시지로 읽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는 지난 9일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당원게시판 논란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여의도연구원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장예찬 여연 부원장은 임명 당일인 지난 15일 MBC 라디오에서 한 전 대표를 '고름'에 비유하며 "당내에 오래된 고름을 연내에 짜내고 나면 새해에는 대여 투쟁과 민생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리위 구성이 마무리되면 징계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장 대표는 최근 윤리위원장과 윤리위원 후보 추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도부는 연내 윤리위 구성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윤리위원장으로 거론된다. 다만 지도부는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지도부는 강성 보수 색채가 짙은 김민수 최고위원을 국민소통위원장에, 친윤계 장 전 최고위원을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했다. 지도부는 정치적 복원의 의미라고 설명했지만, 당 주류에서는 "여연 부원장 자리를 굳이 이 시기에 채워야 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며 불필요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문수 "한동훈은 당의 보배"…공개 동행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울려라 함성, 들어라 승리의 메아리' 피날레 유세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2025.6.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이런 가운데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 전 장관은 전날 '이오회' 모임에서 한 전 대표를 "우리 당의 아주 귀한 보배"라고 평가하며, "우리 당에서 우리 보배를 자른다고 한다"며 당무감사위의 징계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당 안에서는 김 전 장관의 정계 복귀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지만, 강성 보수 성향의 전직 대선 후보가 장 대표의 기조를 공개 비판하며 한 전 대표와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은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친윤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감지된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에서 "5대 사법 파괴 악법에 3대 입틀막법에 저항하고 있고 당력을 모두 모아야 시점에 (당무감사위 결론이) 시기적으로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지금은 바깥 사람을 쳐낼 때가 아니라 같이 갈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한동훈이라는 캐릭터는 우리 당에 필요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자산"이라고 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당 지지율이 20%대에 머무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을 키우는 행보가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 여권발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오히려 전선을 흐트러뜨리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