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필버 중단, 2020년 코로나 확진자 접촉 긴급 방역 이후 처음

코로나 필리버스터 중단 이후 5년만

나경원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우원식 의장이 정회를 선포하자 본회의장을 지키고 있다. 2025.12.9/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김정률 박기현 임윤지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이 9일 충돌을 빚으며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가 중단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긴급 방역으로 필리버스터가 중단된 데 이어 두 번째 사례다.

당시 필리버스터에 참여했던 김병기 민주당 의원(현 원내대표)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긴급 방역을 위해 중단된 바 있다.

국가 방역 차원에서 중단된 앞선 사례와 달리 이번 필리버스터 중단은 국회의장과 야당간 국회법 위반을 놓고 발생했다.

이날 오후 가맹사업법 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나경원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 연단에 올라서면서부터 우 의장과 충돌을 빚었다.

나 의원이 우 의장에게 인사를 하지 않자 우 의장은 "인사를 안 하냐"며 "인사하라는 법은 없지만 인사를 하고 안 하는 것은 (연단에) 올라오는 사람의 인격 문제"라고 지적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뒤에도 우 의장과 충돌을 이어졌다. 나 의원이 해당 법안이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못했다는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며 민주당의 의회독주라고 비판하자 우 의장은 "의제에 대한 발언만 하라"며 지적했다.

나 의원이 우 의장의 제지에도 계속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은 결국 나 의원의 마이크를 껐고, 여야 의원들 서로 고성을 주고받으며 극한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이 나 의원에게 무선 마이크를 전달했고, 우 의장은 유튜브 중계를 위한 무선 마이크 사용은 불법이라며 나 의원에게 수차례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 측에서는 민주당 의원도 이전에 무선 마이크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반발하며 여야간 충돌은 지속됐다. 결국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나서 나 의원에게 의제에 관한 발언만 하라고 당부했고, 우 의장이 다시 마이크를 켜면서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나 의원이 "유감 표명을 하라"는 우 의장의 요구에 민주당 사례도 있다고 반발했고, 2016년 대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 당시에도 민주당도 의제에 벗어난 발언을 했으며 당시 민주당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이를 허용했다며 발언을 이어가자 우 의장과 국민의힘간 충돌은 극에 달했다.

결국 우 의장은 "정상적인 토론이 안된다"며 의제 외 발언은 금지한다는 국회법 102조를 언급하며 필리버스터가 진행 중인 국회 본회의를 정회했다.

나 의원은 국회본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 의장의 회의장 질서 유지권과 사회권한의 범위를 넘는 직권남용"이라며 형사, 민사상 책임을 언급했다.

jrkim@news1.kr